지난 2월 서울 성동구 행당 2동에서 홀로사는 노인 김아무개(65)씨가 2년 만에 찾아온 조카에 의해 자신의 집 안방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소방공무원으로 30여년을 근무하면서 필자 또한 90세의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부모님을 직접 모시지 못하는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대다수의 도시민들은 홀로사는 부모님 걱정에 애간장을 태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필자도 요즘들어 나이드신 부모님 건강이 안 좋을 때는 출근을 하자마자 휴대전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가끔씩 통화를 넣어서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전화벨이 울릴 때면 혹시나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누구나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최근 급속한 노령화 및 노인 1인 가구가 크게 늘고 있지만 자식들이 맞벌이 등으로 인해 사회 활동이 많아지면서 홀몸 노인들이 방치된 상태로 있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일부 소방관서에서 시행해 오던 '효심이 119'를 올 5월부터는 전국 소방관서로 확대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홀몸 노인들의 급작스런 죽음을 예방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효심이 119'는 자녀가 부모의 안전상황 문의를 119 상황실에 접수하면 1차로 의용소방대원이나 자원봉사원들이 집을 방문해 부모의 안전을 확인하게 되고, 잠금장치 등으로 집안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면 소방서에서 119구급대가 출동한다. 위급상황시에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조치후 보호자에게 연락까지 해주는 제도다. 또한, 각 소방관서에서는 홀로사는 노인들에게 휴대전화나 유선전화기 119 버튼만 누르면 즉시 119 상황실로 연결되는 무선페이징 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이렇듯 일선 소방서에서는 시민들이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도우려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례가 요즘에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맞벌이 등 버거운 직장생활로 직접 부모님을 봉양할 수 없는 시민들은 걱정하기에 앞서 지금이라도 119에 전화해서 나이드신 부모님께 효심이 119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
시민의 공복인 소방공무원으로서 시민 누구나 정부정책의 혜택을 골고루 받아 안전한 사회, 복지사회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범(의왕소방서 소방행정 담당)
효심이 119를 아시나요?
입력 2007-08-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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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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