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건국후 처음으로 경기도내에서 생산된 '경기미' 11t이 미국에 수출됐다. 필자는 이 쌀의 판촉 활동을 위해 7월 11~17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 안중농협 관계자 등과 함께 미국을 다녀왔다.

한미 FTA 협상 타결은 우리 농민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들어 우리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재고량(6월말 현재 37만9천t, 농림부 통계)마저 증가해 농가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러한 때에 경기도가 앞장 서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외국에 쌀을 수출하고, 판촉 활동에 나선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미국에 나가있는 우리 교민들의 수요에 맞춰 수출 주관업체인 퍼시픽 자이언트사가 LA, 뉴욕, 시카고 등 교민들이 많은 지역의 할인마트에 경기미를 공급,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반응은 좋았다.

특히 이번에 수출된 쌀은 지난해 전국 176개 종합미곡처리장(RPC) 쌀품질 평가에서 전국 1등을 차지한 평택의 '슈퍼오닝 쌀'. 가격이 다소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민들과 초밥 전문식당의 초밥용 등으로 날개돋친듯 팔려 나갔다. 시판 가격은 ㎏당 2천800원으로 300원대의 베트남·태국산, 500∼600원대의 미국·중국산, 1천500원대의 대만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품질은 다른 나라의 쌀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월등했다.

가구당 경작 규모가 작고, 인건비 등 재료비가 비싸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국내 쌀이 무한경쟁의 국제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고품질이 살길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판촉전에서 만난 교민들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품질이 우수하고 공급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우리 쌀을 구매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수는 약 200만명 정도로 교민 1인당 연간 4kg 정도만 국내 쌀을 소비한다고 하면 연간 8천t 규모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 또 우리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나가는 동남아시아 및 유럽 등지의 틈새시장을 겨냥한다면 국내 쌀의 수출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풀어야할 과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가격도 중요하다. 물류 비용 등 간접비용을 줄여 시판가격을 낮춘다면 더많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또 판촉 활동 등이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돼야만 고정적인 수요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민들이 자주 찾는 대사관이나 무역관, 교민회 등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홍보와 함께 교민들을 대상으로 경기미 수출 홍보서한을 보내는 등 공격적 마케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판촉활동으로 평택 '슈퍼오닝 쌀' 20t과 여주쌀 20t이 추가 수출할 수 있게 돼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주상(경기도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