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사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이 1년여간 추진해 온 '탄천페스티벌' 개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2일 시와 재단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탄천둔치, 성남아트센터, 남한산성 등 성남 전 지역에서 성남시민 등을 대상으로 추진키로 했던 '2007 탄천페스티벌' 개최 여부 등에 대해 시와 재단이 수일전부터 논의를 벌이고 있다.

모두 8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탄천페스티벌의 경우 재단은 1년 전부터 TF팀을 구성, 행사준비를 해 왔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세계적인 고공 퍼포먼스 그룹 등 세계적인 공연팀의 국내 초연 공연도 기획돼 있어 자칫 행사가 취소될 경우 행사를 추진해 온 시와 재단의 신뢰도는 물론 탄천페스티벌 행사 자체의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책정된 예산이 거의 집행된 상태여서 행사가 취소되면 1년여간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해 온 인력과 행정력 낭비는 물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처지다.

그렇다고 행사를 강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아프간 피랍자 23명 중 11명이 성남시 거주자인데다 탈레반 반군에 살해된 2명의 연고가 모두 성남이어서 자칫 행사를 강행할 경우 '초상집 옆에서 딴따라 짓거리를 한다'는 비난 여론의 집중 포화를 피할 수 없다.

현 피랍 사태가 금명간 일단락된다 하더라도 사태처리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등 탄천페스티벌 개최 여부 판단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와 관련 재단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전 세계 록그룹이 참가한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경우 공연 전 피랍 사태와 관련 애도의 뜻을 보내고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며 "그러나 탄천페스티벌의 경우 세계적인 축제를 지향하지만 현재까지 성남사람이 주가된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이 문제를 두고 시와 재단은 수일전부터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한 상태로 3일 재차 협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샘물교회 소속 봉사단 23명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오다 지난달 19일 탈레반 반군에 피랍돼 2명이 숨지고 현재 21명이 억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