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안전생활시민실천연합(이하 안실련)은 '어린이 안전교육의 법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앞서 건설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도 지난 2004년 7월 체험교육의 의무화 조항을 포함시킨 '교통안전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2005년 참여정부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신설해 업체 및 운전자에게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주는것 보다는 기존 교육프로그램을 보강,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개정 철회를 권고, 사실상 법 제·개정이 무산됐다.

'안전교육'을 '규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연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주입식 교육보다 체험식 교육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규제'일까? 우리나라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회적 비용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전교육 의무화를 통해 보행자나 운전자 모두 안전의식을 습관화해 교통사고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해 '삶의 질'을 높여 나가는 사회를 만든다면 이를 '규제'로 판단하기보다는 '성숙한 선진사회로 가는 과정'의 하나라는게 안전교육 의무화를 주장하는 단체의 주장이다

#사후약방문식 안전 정책=우리나라 어린이 안전정책은 '국무조정실'에서 총괄토록 하고 있다. 각 부처별 어린이 안전대책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고 있다. <표 참조>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어린이 안전정책'은 '구호성' 또는 '사후약방문식' 정책에 불과하다는게 학계나 단체의 주장이다.

대표적 사례로 교육부의 '어린이 안전교육' 정책을 들고 있다. 선진국 사례(지난 7월30일자 '교통사고 확 줄이자' 시리즈 9편)에서 보듯 안전사회 정착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안전교육의 생활화다. 그러나 교육부의 어린이 안전교육 정책은 '구호성'에 그치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어린이 안전교육 시행 계획을 수립해 유치원은 연간 30시간, 초·중·고교는 연간 21~23시간 안전교육시간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학원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강제적 시행보다는 학교장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고 있다. 때문에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아도 페널티는 없다.

안실련은 교육연감 자료를 인용해 학생과 교사의 90% 이상이 안전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교사는 21%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주입식 교육이 전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부처의 사례도 '사전 예방'에 따른 정책이기보다는 '사후약방문식 정책' 수단이라는게 학계의 지적이다.

#안전교육 선봉에 나선 '경기도교통연수원'=그나마 경찰청, 소방방재청,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기도교통연수원 등이 어린이 안전교육에 나서고 있어 다행이다. 이밖에 안실련, 세이프키즈 코리아 등 민간기관들이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용 차량 운수종사원들을 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온 경기도교통연수원(원장·손창래)은 '경기도 교통안전종합대책'의 하나인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보행자 안전교육을 위해 직접 학교, 노인관련 단체 등을 직접 방문해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경기도내 초등학교 328개교(19만1천219명)가 교통안전교육을 신청, 이중 상반기동안 171개교(9만6천306명)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또 경로당, 노인대학, 노인지회 등 59개 노인단체가 신청해 모든 교육을 마쳤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청각 자료 등을 자체 개발해 등하굣길, 골목길 보행, 보·차도에서 위험한 행동, 인라인·퀵보드 안전하게 타기 등 사고발생 빈도가 많은 사례 중심의 교육을 실시,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다.

손창래 원장은 그러나 "시청각 자료를 통한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직접 체득할 수 있고, 이같은 교육을 의무화할 수 있는 제도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교육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어린이 교통나라'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천시 관계자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안전체험교육은 사회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며 "입시교육도 중요하지만 안전교육은 반드시 의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