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우 안성기.김상경.박철민과 김지훈 감독 등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진이 12일 오전 박경순 국립 5.18 민주묘지 관리소장의 안내를 받아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영화가 잘 된 것도 다 이곳에 잠든 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5.18 광주 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전국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화려한 휴가' 제작진이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날 참배에는 김지훈 감독과 배우 안성기.김상경.박철민씨 등 제작진 외에도 `오월 어머니회' 회원을 비롯한 5.18 희생자 유족 등 30여명이 동행했으며 이들은 헌화와 분향 등 참배 의식을 마치고 묘지 곳곳을 둘러보며 박경순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 소장에게 당시 상황과 희생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제작진은 영화 제작 중에도 묘지를 참배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방문은 `화려한 휴가'가 관람객 수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게 인식됐으며 이들도 영화의 성공에 대해 5.18 희생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감사 인사'의 성격을 띠기도 했다.

   검은 넥타이와 정장을 착용하고 묘지를 찾은 안성기씨는 "전국을 돌며 관객들께 인사를 했는데 그 마무리로 광주를 찾았다"며 "영화를 통해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고 광주의 아픔을 많은 분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이곳에 잠든 분들 덕분"이라며 5.18 희생자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영화 촬영 중간에도 틈틈이 묘지를 방문했던 김상경씨는 "영화가 힘들 때 참배를 하고 힘을 얻곤 했다"며 "참배하러 오니 오던 비도 그치고 신기하다"며 방문 소감을 밝혔다.

   한편 광주 출신인 박철민씨는 묘지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고교 선배인 김부열 열사의 묘를 찾아 둘러보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학시절에 선배인 김부열 열사가 계엄군과 싸우다 희생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돌아가신 무명 투사가 많은데 영화를 통해 그것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함께 현장을 찾은 김지훈 감독은 `오월 어머니회' 회원 등 함께 묘지를 찾은 5.18 희생자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살아 남은 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5월 영령들이 그간 많이 외로웠을 것이지만 이제 편히 쉬길 바라고 앞으로의 몫은 이후 사람들의 것"이라며 "역사 의식을 지니고 5.18 정신을 계승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참배를 마친 제작진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무등극장을 비롯해 광주 시내 상영관 8곳을 돌며 관객들에게 무대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