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이라는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인천지역 3~4곳의 미니 신도시 주민들이 터무니 없는 배차간격과 버스노선 부족으로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남동구 논현동 동방초등학교 앞 도로. Y 운수 754번 버스를 타기 위해 황급히 뛰어온 주부 최모(34)씨는 간발의 차로 버스를 놓친 뒤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754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길어 버스를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인천버스터미널로 가야하는데 오늘처럼 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려면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결국 땡볕 속에서 20분을 기다린 후에야 버스에 올랐다.

인근 주공5단지 달맞이마을 입구 건너편 버스 정류장.

이곳에서도 주민 5~6명이 10여분째 버스가 오는 방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구월동 신세계 백화점으로 쇼핑을 하러 간다는 박모(54·여)씨는 "집 앞 도로에서 754번 버스를 타도 되지만 배차간격이 너무 길기 때문에 21-1번을 타려고 일부러 발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집에서 나와 100여를 걸어온 뒤 횡단보도 2개를 건넜지만 버스가 안 오는 건 마찬가지"라며 혀를 내둘렀다.

버스노선 부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8월 현재 논현지구에 거주하는 주민은 3만7천여명. 그러나 이곳을 경유하는 버스노선은 20번, 21번, 21-1번, 27번, 38번, 754번, 1301번(광역버스), 9900번(직행버스) 등 8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40여개 노선이 지나는 중구(인구 9만2천여명) 등에 비해 버스노선 수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인천시 홈페이지에는 송내역~논현지구를 운행하는 노선을 추가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서구 경서·검단동과 중구 영종도 등 일부 지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2005년 2월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경서지구에는 591번, 770번, 42-1번 등 3대의 버스가 들어가고 있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1천500여 가구 주민을 실어나르기에는 역부족. 게다가 42-1번, 770번 버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석남, 가좌, 동암역 방향으로 가는 41-1번 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배차가 돼 있어 한 번 놓치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태평아파트에 사는 박종석(42·회사원)씨는 "출근시간인 오전 6시15분 마을버스를 놓치면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면서 "올초부터 배차간격 조정, 증차 등을 시에 요청했는데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논현지구 배차간격 문제는 버스준공영제 도입과 맞물리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노선 증편의 경우 이달 안에 계획을 마련, 다음 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