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당선 9일째인 29일 진통 끝에 후보 비서실장과 사무총장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제 서서히 당밖 우군확보 작업에도 눈을 돌리려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은 물론 후보 당선 직후에도 줄곧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제 세력들과 연대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 안정적 집권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지역과 정파를 초월하는 '정치연대'는 물론 건전한 시민사회세력들과의 제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측은 우선 추석연휴 직후로 예정된 선대위 발족을 전후해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사회단체나 외부 명망가 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국민운동본부 형태의 '외곽기구'를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곽기구 구성계획과 관련, "아직 그런 걸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거리를 뒀으나 은연중에 비슷한 구상이 있음을 내비쳤다. 측근들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외부에 좌파정권 교체를 위한 국민운동본부 형태의 기구를 만들고 이를 기점으로 외연확대 작업을 해 나가려는 큰 틀은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 외곽기구가 발족하면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자유주의연대 등 우호적 시민단체는 물론 진보계열의 시민단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거물급 외부인사들이 대거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외곽기구는 지지세 확산작업과 함께 범여권의 네거티브를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막아내는 역할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정치적 중원인 충청권의 국민중심당, 호남권의 적자를 자부하는 민주당과의 연대는 각 당의 내부 상황을 봐가며 천천히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측근은 "열린우리당 사람들 빼놓고 다 데려와야 한다"면서 "아직까진 구체적 움직임이 없으나 앞으로 그렇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특히 국민중심당에 각별한 공을 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중당이 상대적으로 이 후보 개인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 후보 당선 때 정당에서는 유일하게 국중당이 축하 난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방문, 대선을 앞둔 정국 현안과 2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