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와 탈레반이 인질 전원을 석방하기로 합의한 다음날인 29일 피랍자 19명 가운데 1차로 이정란.안혜진.한지영씨가 석방된 데 이어 2차로 이선영.임현주.유정화.이지영. 고세훈씨, 3차로 유경식.서명화.이주연.차혜진씨 등 모두 12명이 풀려났다.

   아직 남은 피랍자는 김윤영.박혜영.이성은.이영경.서경석.송병우.제창희씨 등 남성 3명 여성 4명으로, 이들도 30일에는 모두 풀려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석방된 이들 대부분은 20∼30대의 직장인이나 대학생으로, 악몽같은 42일간의 억류생활에서 벗어나 그토록 그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석방자 면면은 다음과 같다.
▲이정란(33.여)= 현직 내과의원 간호사로 이번에 의료봉사 요원으로 참여했다. 피랍사태 직후 국내로 조기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그의 행방을 찾는 소동이 벌어졌다.

   2남2녀 중 첫째로, 제주도의 간호전문대인 한라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께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한 이후 아프간으로 가기 전에는 경기도 성남의 한 내과의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한지영(34.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를 나와 외국계 증권회사를 7년간 다니다 사직하고 분당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영어통역을 맡았으며, 국내에서도 어린이 보호시설.대안학교.장애인재단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해왔다.

   ▲안혜진(31.여)= 5년 전부터 교회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다 이번 아프간 봉사단에서 의료봉사팀 지원활동을 맡았다. 웹디자인 관련 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매년 여름 휴가를 이용해 아프간, 몽골 등 해외를 다니며 봉사활동을 해왔다.

   ▲임현주(32.여)= 3남1녀 중 셋째로 대구과학대 간호학과를 나와 신촌세브란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3년 전 의료전문 봉사단체인 ANF(All Nations’Friendship)를 통해 아프간에 들어갔다.

   이번에 아프간 현지에서 가이드로 봉사단에 합류해 통역과 현지 안내를 맡았다. 7월 26일 미국 CBS 방송 등을 통해 인질 가운데 처음으로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유정화(39.여)= 영어학원 강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여름 휴가를 내고 아프간 봉사에 참여해 현지에서 영어통역과 어린이 대상 교육활동을 맡았다.

   서울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와 미국의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국내 유명 인테리어 소품 전문업체와 의류업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5-6년 전부터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해왔다.

   7월 28일 밤 외신을 통해 인질 가운데 두번째로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이지영(36.여)= 지난해 말 아프간에 들어가 교육.의료 봉사를 해왔으며, 이번에 현지 가이드로 봉사단에 합류했다.

   부산 동래여자전문대학 마케팅과를 나와 인제대 사회교육원에서 출판 관련 웹디자인을 배운 뒤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작년 12월 일을 정리하고 아프간으로 떠나 2년간 체류한 뒤 2008년 말 돌아올 예정이었다.

   아프간에서는 유치원 등에서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병원에서 간호보조 역할도 해왔으며, 8월 13일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의 석방 과정에서 석방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영(37.여)= 건축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며 휴가를 내고 아프간 봉사를 떠났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분당 샘물교회에서 성경공부 소모임 리더를 맡았으며 아프간에서는 영어통역을 담당했다.

   ▲고세훈(27.남)= 충남 천안 남서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 중에 아프간 봉사를 떠났으며, 9월에 복학할 예정이었다.

   아프간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나 재작년에는 쓰나미가 휩쓸고 간 스리랑카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 출신으로 1남1녀 중 막내이며, 한 때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유경식(55.남)= 아프간 피랍자들 중 최고령자로, 부인과 슬하에 직장.대학에 다니는 25살, 22살의 두 딸을 두고 있다.

   2005년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목회자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으며, 같은 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뒤 암 치료로 얻은 `두번째 삶'을 남을 위해 쓰고 싶다며 가족을 설득해 이번 봉사단에 합류했다.

   ▲서명화(29.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연구원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동생 경석(27)씨와 함께 아프간으로 향했으며, 현지에서 의료봉사 요원으로 활동했다.

   1997년 전북대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했다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겠다며 1999년 포천중문의대 간호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지난해 말 결혼한 신혼주부로 아프간에서 돌아온 뒤 일본에서 외국 간호사 자격시험을 볼 생각이었다.

   ▲차혜진(31.여)= 경기도 성남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휴가를 이용해 아프간으로 떠났었다.

   천안대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로 유학을 떠났으나 2003년 아버지가 간경화로 쓰러져 중도 귀국했으며, 대학 때부터 인도.우간다.아프가니스탄 등 오지를 돌며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주연(27.여)= 포천중문의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분당차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 지난 4월 병원을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던 중에 아프간으로 떠나 의료봉사를 했다.

   인천 출신으로 2남1녀 중 둘째이며, 간호사로 일하면서 평소에도 환자들을 위해 피아노, 첼로 연주회를 열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