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제17대 대통령 선거의 최후 승리자는 누가 될까.

올해 대선의 실질적 포인트는 범여권이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완성해 1대1 구도를 창출하느냐에 있다. 하지만 예비경선 방식과 본경선 방식 등을 두고 각 후보의 생각이 제각각인데다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독자노선파 등 최소 3개 리그로 갈라진 경선구도 속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항할 단일 후보가 어떻게 탄생될지 사뭇 궁금하다.

#장면 1=이명박 당선 시나리오 '극과극'
범여권은 이제 싸울 상대가 정해진만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대가 정해졌기에 범여권 주자간 짝짓기,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높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이명박 카드를 향해 어떤 대응 논리를 내놓을지 관심의 초점이다.

가상 시나리오를 펼쳐보자.

이명박 후보가 대세를 몰아 범여권이 힘 한번 못써 보고 대선에 패배하거나 경선보다 더 '살벌한' 검증 공격에 이 후보가 무너질거란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후보 당선에 대한 시나리오는 극과 극이다. 우선 이 후보가 대세를 몰아 대선 승리를 예약한다는 가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 일부가 이 후보쪽으로 돌아서고 부동층까지 흡수, 이 후보는 '마의 벽' 지지율 40%를 훌쩍 넘어 수직 상승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지리멸렬한 범여권 지지율은 정체된다. 이 후보 지지층이 더 커지는데다 박 전 대표 지지자중 범여권쪽으로 돌아설 사람이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대 시나리오는 공교롭게 박 전 대표측이 주장해 온 '이명박 본선 필패론'과 맞닿아 있다. 당내 경선보다 더 혹독한 검증 관문이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누가 타깃이 될지 몰라 화력을 아껴뒀던 범여권이 일제히 '이명박 때리기'에 나선다. 새로운 의혹이 터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장면 2=1대1 대결 구도, 역전 가능성 있다(?)
▲ 이명박,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일단 범여권으로서는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보다 상대하기가 더 수월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 후보가 지지도는 높지만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펼쳐질 검증 국면에서 상당수의 지지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했다.

하지만 사정는 녹녹지 않다. 이 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 뿐아니라 지난 대선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를 줬던 30~40대 유권자들이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지도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던데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와 강력한 추진력, 청계천 복원 등 고유의 장점 외에도 참여정부에 등돌린 민심 등도 작용했다.

이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자 범여권 각 후보들은 자신이야 말로 이 후보를 상대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이 가운데 이 후보에 필적할만한 주관적·객관적 조건을 갖춘 후보는 없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박 전 대표가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을 선언함으로써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범여권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낮아졌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형성된 그림은 범여권이 그리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판 만큼 변화무쌍한 곳을 찾아 보기 어렵고 앞으로 대선이 100여일이나 남은 점을 고려할 때 대역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게 범여권의 시각이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둘 경우 범여권 지지층 결집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포함된다.

#장면 3=이명박 대(對) 범여 빅3
범여권 경선 과정에서 우선 눈여겨 볼 대목은 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9명의 후보 가운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등 이른바 '범여 빅3' 후보의 사활을 건 각축전이다.

손학규 후보는 범여권 주자 가운데 일반 국민 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행정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점과 1960~70년대 민주화 운동 경력으로 전통적 범여권 지지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리더십은 줄곧 이 후보에게 가려져 왔고, 한나라당 탈당 '꼬리표'를 떼기도 여전히 쉽지 않다.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와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한다. '청계천 대 개성공단', '삽질 대 삶의 질', '대운하 대 대륙철도'의 대립각을 살려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 후보는 전국 단위의 선거를 7차례 치러내면서 다져온 조직 기반과 특유의 추진력, 정책적인 준비 측면등을 강조하는 반면, 참여정부의 실질적 2인자로서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국정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진 깨끗한 후보로서 정책과 도덕성 양쪽에서 모두 이 후보를 압도한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는 교육부장관과 국무총리 등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책 능력을 갖췄고 친노(親盧) 후보군의 선두주자로서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반면, 대중성 부족과 참여정부 국정 성과에 대한 낮은 평가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들 '빅3' 후보 외에 경선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유시민 후보가 꼽힌다. '유빠'로 불리는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고 정책 비전과 논리력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성 지지층 못지않게 유 후보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안티팬도 적지 않은 것이 풀어야할 과제다.

한편 한명숙 전 총리와 조순형 의원,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도 이 후보와의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