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기초단체 간 인사교류 수준이 격상돼 인사적체에 시달리던 일선 구·군의 숨통은 다소 트였지만 '빼내기' 인사로 업무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움직인 인천시의 5급 이하 공무원은 458명. 기초단체에 근무하던 사무관(5급) 8명 등이 시로 전입되면서 기초단체는 빈 자리만큼 자체 승진요인이 생겼다. 5급 이하 직급의 연쇄 승진이 발생하니 즐거울 만하다.
구·군 배려 없이 승진자리를 시가 독식한다는 기초단체의 불만해소와 지난 5월 인천시장과 기초단체장이 합의한 통합인사 방안에 따른 약속이행인 셈이다.
문제는 100여명에 달하는 인천시의 '빼내기식' 인사. 시는 2009 인천세계도시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조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운영인력으로 114명이 필요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기초단체의 협조가 절대적이었고 124명이 시로 대거 전입됐다.
부평구 21명을 비롯해 10개 구·군에서 10명 안팎의 공무원들이 시로 불려갔다. 시로 전입된 당사자로서는 나쁠 리 없지만 그만큼 기초단체의 업무엔 공백이 생겼다.
비록 다른 직원에게 전출된 직원의 업무를 함께 보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신규 직원이 충당되기 전까지는 '더부살이 업무'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인천시의 9급 공무원 신규채용(약 300명)이 확정되는 시기는 대략 10월 말. 일러야 11월께 배치될 예정이어서 적어도 2개월은 전담공무원 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인사숨통을 터줬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경험자를 보내고 신규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부담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홍보와 인사 등 주요 업무가 더부살이로 치부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시엑스포 때문에 구·군의 협조가 필요했고 10개 구·군으로부터 인력을 분산해 수급했다"면서 "9급 신규채용은 10월 말이면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는데 11월 초면 구·군의 필요 정원은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