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이 극심한 편파 판정에 시달리며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쿠웨이트에 분패했다.
김태훈(하나은행)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낮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카이홀에서 펼쳐진 대회 풀리그 1차전에서 쿠웨이트에 20-28로 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는 한 장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가져가기 힘들게 됐다.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 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인 쿠웨이트 왕자의 힘을 바탕으로 회장국 쿠웨이트에 유리한 판정이 있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점쳐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노골적인 '한국 따돌리기'는 더욱 심했다.
이날 심판으로 배정된 요르단 출신 자파르 알쇼바키와 나스르 히르잘라 2명은 경기 초반부터 작심한 듯 휘슬을 불어대기 시작했다.
한국 첫 공격에서 에이스 윤경신(함부르크)의 오버스텝을 선언한 심판은 이어진 한국 수비 상황에서 정당한 몸싸움을 벌인 피봇 박중규(두산건설)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쿠웨이트가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뒤늦게 한국의 반칙을 선언해 공격권을 넘겨줬고, 한국이 공격권을 잡으면 휘슬을 불어 속공을 차단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던 편파판정은 전반 2분30초만에 드러났다. 몸싸움을 하던 박중규에게 2분 퇴장을 준 것. 4분40초께는 수비를 하던 백원철(다이도스틸)에게 다시 경고를 주면서 7m 스로를 선언했다.
전반 10분까지 한국은 0-6으로 뒤지며 한 골도 넣지 못했고 10분10초에 백원철이 외곽 슈팅을 성공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골키퍼 강일구(인천도시개발공사)의 선방이 이어졌고 백원철의 속공이 작렬하며 한 골을 더 따라가자 심판의 장난이 또 시작됐다. 13분에는 이재우에게 15분에는 김태완(하나은행)에게 2분 퇴장을 줬다.
전반을 6-15로 마친 한국은 윤경신과 조치효(바링겐)의 외곽포와 이재우(다이도스틸)의 속공이 터지며 후반 10분께 11-20, 9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파울을 당한 박중규에게 어이없이 2분 퇴장을 주고 말았다.
경기는 5분 정도 중단됐고 일본 관중의 비난이 쏟아지자 러시아 출신 경기 감독관이 심판들에게 주의를 줬다.
이후 심판들은 눈에 보이는 편파판정을 하지 않았으나 힘이 빠진 한국은 더 이상 스코어를 좁히지 못했다.
후반 28분에는 김태훈 감독이 이유 없이 옐로카드를 받은데 이어 윤경신이 거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으며 따라갈 힘을 잃고 말았고, 경기 종료 7초 전 이태영이 7m 스로를 성공시켰으나 점수는 20-28, 따라가기 불가능한 8점 차로 벌어져 있었다.
이어진 경기에서 홈팀 일본은 공정한 심판판정 덕분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33-28, 5점 차로 완승하며 첫 승리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