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넥스트의 멤버인 신해철(39)이 최근 논의된 가요 프로그램 순위제 부활에 대해 강도높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신해철은 31일 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 부활 논란과 관련하여'란 제목의 글에서 "가요 순위 프로그램 부활은 수 많은 부작용과 악덕의 망령들을 모조리 불러내는 대참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폐지된 이유에 대해 "순진한 대중에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부 가수들을 임의로 출연시킴으로써 독점적 방송 권력을 형성하고 이를 빌미로 음악인들을 노예화해 여타 오락 프로그램 등에 무일푼에 가까운 출연료로 멋대로 부려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입맛에 맞지 않는 음악인들은 철저히 배제해 대중과의 통로를 차단시켰다"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부패와 야합은 장기적으로 가요계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악성종양이 되어 장기간 존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 예로 들국화와 김현식을 꼽았다. 들국화의 '행진'과 '그것만이 내 세상' 등 앨범 전곡이 히트했을 당시. 이들은 가요계의 최정상이었지만 순위 프로그램은 이들을 투명 인간 취급하고 아예 순위권에도 올리지 않았다는 것.

   또 순위 프로그램을 살린다고 가요계가 되살아나는지에 대한 의문도 던졌다.

   그는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의 몰락은 필연적인 것이며 순위 프로그램을 살린다고 해서 치유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이 망한 이유에 대해 "가수 얼굴도 노래도 구별되지 않는 복제품들의 반복 출연, 역량도 재능도 없는 MC, 오빠들을 밀어주기 위해 객석을 채우고 있는 기형적 팬클럽 문화"를 꼽았다.

   이어 "새 시대에는 새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EBS '스페이스 공감'과 MBC TV의 '쇼바이벌'을 예로 들었다. 또 영국 BBC 등 외국 프로그램의 예를 들며 공영방송 KBS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편 신해철은 2003년부터 4년간 진행해 온 MBC 표준FM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을 하차할 방침이다.

   신해철의 소속사인 싸이렌엔터테인먼트는 "새 앨범 준비 등 여러 이유로 이달 중 '고스트네이션'을 하차할 예정"이라며 "마지막 방송 날짜는 아직 논의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