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의 한 병원에서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을 조제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지난 2000년 8월 개정된 약사법에는 밤늦게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에게는 병원 측에서 직접 약을 지어줄 수 있도록 했지만 의사 또는 약사가 조제토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병원은 야간과 공휴일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에게 약사가 아닌 간호사가 약을 조제해 주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정상업무 시간에는 원내 처방 때문에 약사가 근무하지만, 응급실만 운영되는 야간과 주말에는 약사 없이 간호사가 약을 조제한다"고 시인하고 "대학병원 외 대부분의 중소형 개인병원들도 야간 및 공휴일 조제현실은 우리병원과 같을 것"이라고 변명했단다.

그러나 응급실 이용환자에게 의사나 약사가 아닌 간호사가 약을 조제해 주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인데도 다른 병원들도 똑같이 한다고 항변하는 후안무치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것도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치료해 주는 병원에서 말이다.

/김채언(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