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가평군과 농가들에 따르면 산림과 인접한 산간오지 마을 농경지 곳곳에서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떼로 몰려다니며 수확을 앞둔 옥수수와 포도 등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쓰러트리고 파헤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어 농민들이 밤잠까지 설치며 경계를 서고 있으나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야생동물 피해 농민들은 철망과 전기울타리를 설치하거나 확성기를 이용해 야생동물을 퇴치하려 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 유해 야생동물 포획허가를 받고 활동하고 있는 엽사들에게 의존하는 형편이나 이마저 신통치 않아 이래저래 농민들은 마음만 아프다.
그러나 가평군은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포획기간을 매년 5월에서 8월 31일까지로 하고 포획대상도 각 지역별로 멧돼지, 고라니 각각 3마리 이상은 잡을 수 없다는 조건으로 야생동물 포획허가를 내주고 있어 엽사들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농민들이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하면 마일2리 C(68)씨는 "수확을 코앞에 두고 있는 옥수수 밭 5천㎡가 멧돼지떼의 습격을 받아 하룻밤 사이 쑥대밭이 됐다"며 "엽사가 개 4마리를 풀어 하루 종일 멧돼지 사냥에 나섰으나 멧돼지는 구경도 못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또한 북면 목동2리 속칭 멱골마을에서 고구마 600여㎡를 심었다는 김모(61)씨는 "요즘 멧돼지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고구마는 물론 옥수수 등 닥치는 대로 먹고 파헤치곤 한다"며 "멧돼지떼의 습격을 받으면 하룻밤 사이 밭 몇 백㎡는 폐허가 돼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농작물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지금까지 160여건의 야생동물 피해 건수가 접수돼 지역별로 허가받은 엽사들이 포획에 나서고 있다"며 "관계법을 검토해 피해 농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