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구업체가 인천 남동구 구월재건축단지 부설주차장 일부를 무단점거, 불법영업(경인일보 8월23일자 19면보도)을 벌이고 있지만 관할 남동구청은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해 사실상 불법영업을 묵인하고 있다. 특히 구는 이 업체가 8, 9월 '입주특수'를 노리고 들어왔다는 점을 간과한 채 인천시가 정한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등 단속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명품 퍼스트가구는 지난 7월말 현대힐스테이트 1307동, 롯데캐슬 2107동 지하출입문 옆 주차장에 간이매장을 마련해 최근까지 가구를 팔아왔다. 현행 주차장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부설주차장을 주차장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남동구는 지난 달 10일 현대힐스테이트 관리소에 매장 철수 명령을 내렸다.

문제는 현대힐스테이트 매장에 대한 남동구의 시정명령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남동구는 이 업체가 1차 시정명령 이행기간(8월11~31일)을 지키지 않자 3일 2차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2차 시정명령의 이행기간은 30일까지다. 결국 이 업체는 50일간 '불법행위'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인천시 위반건축물 벌칙 운용지침'에 따르면 구는 위반건축물의 규모와 시정에 필요한 기간 등을 감안, 자체적으로 이행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구는 명품퍼스트가구가 약 2개월간 '반짝영업'을 벌인 뒤 철수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가 권고한 기준만 내세우며 불법영업을 보장해준 셈이다. 명품퍼스트가구 관계자는 "이번 달 말 재건축단지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캐슬 관리소 측은 지난 달 시정명령 공문조차 받지 못했다. 남동구는 지난 4일 오후 '이번 달 7일까지 매장을 철수하라'는 내용의 1차 시정명령을 롯데캐슬 관리소에 팩스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 주차관리과 관계자는 "시가 정한 절차와 지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시정명령 이행기간은 ?
위반건축물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 전 자체적으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기간.

인천시 위반건축물 벌칙 운용지침은 1차 이행기간으로 30일, 2차 이행기간으로 20일을 주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구는 개별 위반건축물의 전후 사정과 정황을 고려해 이행기간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2차 이행기간에도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구는 이행강제금 계고 조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