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은은 9일 밤(한국시간)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 한스 마틴 슐라이어 할레에서 끝난 개인 종목별 결선 평행봉 부문에서 16.250점을 획득, 슬로바키아의 미트야 페트코프섹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태극기가 국기 게양대 맨 꼭대기에 올라가기는 1999년 중국 톈진 대회에서 현 남자 대표팀 사령탑 이주형 감독이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딴 뒤 꼭 8년 만이다.
한국 체조는 한동안 사라졌던 금맥을 8년 만에 같은 종목에서 이으면서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을 높였다.
3년 전 아테네올림픽 개인 종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양태영(27.포스코건설)과 더불어 한국 체조 간판 스타로 떠오른 김대은은 이번 대회 개인 종합에서 5위에 올라 역대 한국 선수 중 세계선수권대회 이 부문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상승세를 탄 김대은은 주종목 평행봉에서 마침내 세계 정상에 오르며 내년 베이징에서 한국 체조의 염원을 실현해 줄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김대은은 작년 도하 아시안게임 평행봉에서도 우승, 양태영, 유원철(23.포스코건설)과 함께 평행봉 3인방을 형성하고 있다.
예선에서 16.025점을 받아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른 김대은은 이날 6번째 주자로 연기에 나서 봉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매끄러운 연기로 양웨이(중국)의 2연패 및 대회 3관왕을 가로 막고 단상의 주인공이 됐다.
양웨이가 연기 시작과 동시에 균형을 잃어 감점을 받은 것도 김대은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한편 지난해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미타 히로유키(일본)와 이 부문 공동 은메달을 딴 유원철은 15.975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대한체조협회는 포상 규정에 의거, 김대은에게 우승 격려금 1천만원을 준다.
대표팀은 금메달 1개로 러시아, 폴란드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해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에 그친 일본보다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북한은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땄다.
남자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타이인 5위, 개인 종합에서는 사상 최고인 5위(김대은)를 차지하는 등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세계선수권은 큰 기대감을 안겨준 대회였다.
한편 이날 평행봉을 비롯한 남자 3경기, 여자 2경기가 펼쳐졌다. 남자 도마에서는 폴란드의 레스첵 블라니크가 16.512점으로 금메달을 땄고 북한의 리세광(22.4.21 체육부대)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철봉에서는 독일의 파비안 함뷔헨이 정상에 올랐고 여자 평균대와 마루운동은 미국의 아나스타샤 류킨과 숀 존슨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지난해 덴마크 세계 대회에서 14개의 금메달 중 8개를 독식했고 올해도 전날까지 금메달 5개로 독주 중이던 중국은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날 금메달을 1개도 보태지 못하며 세계 체조계의 강력한 견제를 절감했다.
미국은 여자부에서만 단체전과 개인종합까지 합쳐 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중국의 독주를 막을 라이벌로 자리를 굳혔다.
사상 최고 성적을 올린 대표팀은 파리를 경유해 11일 오후 2시25분 인천공항에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