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10일 일촉즉발의 고비를 극적으로 넘겼다.

당 최고위원회가 전날 밤 여론조사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처리하고 국민경선위원회가 여론조사를 10% 반영키로 결정한 이후 양대 주자인 손학규, 정동영 후보측이 강력 반발했으나 막판에 수용 쪽으로 전격선회하면서 경선룰 갈등이 봉합된 것.

이에 따라 신당은 자칫 판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던 경선룰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고, 오는 15일 제주·울산에서 시작될 한달간의 순회경선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0%니 20%니 하는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당 국민경선위가 제시한 경선룰을 수용할 것임을 시사하고 "정정당당하게 나가겠다. 치사하고 좀스러운 여론조사 10% 안 받겠다"며 아예 여론조사 없이도 본경선에 임할 수 있음을 밝혔다.

정동영 후보도 같은 시간 당산동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본경선에 여론조사를 10% 반영하기로 한 경선룰과 관련, "당헌 위반이고, 원칙 위반이며 7월4일 6인이 합의한 합의내용 위반"이라면서도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조건을 달지 않겠다.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앞서 당 지도부는 주자들이 당의 결정에 따라줄 것을 당부하면서 진화에 나섰고, 친노 주자들은 경선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손-정 두 후보가 유불리를 따져 당을 위기상황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후보측 관계자는 "경선위 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후보는 불교방송에 출연, "국민들 보기에 아주 부당하지 않는 한 후보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한명숙 후보측은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유불리에 따라 당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당을 흔드는 행위는 신당에 찬물을 끼얹는 일로서 두 후보는 당당히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당은 오는 15일 제주·울산, 16일 충북·강원에서 경선을 치르고 내달 14일 서울 경선을 마지막으로 경선일정을 마칠 예정이며, 후보자 지명대회는 내달 1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