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까지 벌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창당주역'인 권영길 후보가 17대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권 후보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노당 대선후보 선출대회 결선투표 개표결과, 유효투표 3만6천231표 중 1만9천109표(52.74%)를 획득해 1만7천122표(47.26%)를 얻은 심상정 후보를 1천987표차로 누르고 민노당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권 후보는 지난 97년 대선 국민승리21 후보, 2002년 민노당 후보에 이은 세번째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됐다.

   이로써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순회경선을 시작해 결선투표까지 벌이며 격전을 펼친 민노당 경선은 막을 내리고 민노당은 본격적인 대선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주요 정당 가운데 한나라당이 지난달 20일 가장 먼저 이명박 후보를 확정한 데 이어 민노당이 이날 권 후보를 선출했고, 내달 중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후보를 확정하게 되면 본선 4자 구도의 윤곽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노당 결선투표에는 3개월 이상 당비를 낸 선거인단 5만119명 중 3만6천736명이 투표해 73.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차 경선 투표율 77.81%보다 4.22% 낮은 수치다.

   권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통해 "권영길의 승리는 심상정과 노회찬의 승리로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걸어갈 것"이라며 "대선 당선을 위해 온 열정과 노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농민이 웃으며 일하는 나라, 한미 FTA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부유세, 무상교육, 무상의료 실현 공약을 재천명한 뒤,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조하지 않으면 안되고 사람 중심의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대선에서 다이내믹한 권영길을 기대해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4천800만 민중의 꿈을 담아 코리아 연방공화국을 기필코 건설해 기존의 낡은 시대 국가체제를 근본부터 고쳐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게 하겠다"며 "상호 협력의 통일경제로 전환하고 미국의 눈치만 보지 않는 자주적이고 당당한 나라, 통일과 공존의 새로운 한반도를 열어가겠다"고 역설했다.

   권 후보는 "11월 서민대중 100만이 모이는 대회를 개최해 그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여는 돌파구를 만들겠다"며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처럼 보수정치를 갈아엎고 브라질 룰라 대통령처럼 노동자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국민 여론이 본선경쟁력이 압도적으로 앞선다는 것을 보여줬고 당원들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며 승인을 분석한 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는 절망의 경제로 권영길의 사람중심경제로 뛰어넘겠다"고 자신했다.

   낙선한 심 후보는 "분에 넘치는 사랑과 지지로, 가장 열성적이고 감동적인 선거운동으로, 민노당 대혁신의 역사를 열어준 동지 여러분이 이번 경선의 정치적 승리자다"며 "권 후보와 민노당 대선승리를 위해 심상정이 멋지게 어시스트 하겠다"고 말해 결과에 승복하고 대선에 조력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500여명의 당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선출대회는 들뜬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진보연대 준비위원회 한상렬 상임대표의 축사가 끝난 뒤 개표시까지 10여 분간 침묵이 내려앉는 등 결선투표 답게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행사장 맨 앞줄에 나란히 앉은 권 후보와 심 후보는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내내 굳은 표정을 지으며 초초한 내색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개표 결과가 나온 뒤에는 서로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행사장에는 1차 경선에서 3위에 그쳐 결선투표 문턱을 넘지 못한 노회찬 의원도 참석해 개표결과 발표를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한편 권 후보는 16일 광주 5.18 국립묘지와 국립현충원 참배 등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대선후보 행봉데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