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 9일 실시한 지방직 공무원 채용시험(2차)이 또다시 '오답'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방직 공무원 시험은 국가직과 달리 출제 문제와 정답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수험생들 사이에서 해마다 오답 논란이 되풀이되는 실정이다.
이번 오답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문항은 행정법 상에서 '수용적 침해'에 대한 개념을 묻는 질문 등 5~6개에 달한다.
현재 시청 홈페이지에는 이들 문항에 대한 수험생들의 이의 제기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인터넷 다음 카페 '9꿈사' 등에서도 "출제자가 실수했다. 시청 홈페이지에서 이의제기 합시다. 명백한 오류 문제입니다" 등 수험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수험생 정모(25·여·남구 주안동)씨는 "쉽게 설명해서 하수도 공사로 인한 건물의 손괴가 수용적 침해로 인정되는지 여부는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국가직의 경우 문제와 정답이 공개되는데 지방직은 그렇지 않아 오류를 찾는 일도 어렵고 이의제기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가직 공무원 시험은 올해부터 문제와 정답이 수험생들에게 전면 공개됐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csc.go.kr)는 시험 종료후 문제와 함께 정답 가안을 공개하고 일정 기간동안 수험생들에게 의견을 받고 있다. 반면, 지방직 공무원 시험은 이의제기를 위한 통로가 없다보니 수험생들은 저마다 기억나는 문제를 복원해 온라인 상에서 토론하고 오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에 집단 문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상반기 인천시 공무원시험에서 출제자가 법 개정 사실을 모르고 출제한 문항에 정답이 없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출제 문제의 수준과 난이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유모(28·남동구 간석동)씨는 "실력보다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기출 문제를 그대로 옮기거나, 아니면 참고서적에서도 나오지 않는 소위 '출제자만 아는 어이없는 문제'가 매번 출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324명 모집에 총 7천601명이 응시해 23.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지방공무원 채용시험은 다음달 2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