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일부 사건의 경우 발생한지는 꽤 됐는데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않아 '사건이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경찰은 사건별로 전담 수사팀을 꾸려 밤을 새워가며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일부 사건 수사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달 14일 서구 신현동 남모(37)씨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한달째를 맞고 있다. 범인을 찾기 위해 베테랑 형사 30여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정적인 단서는 찾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담배꽁초와 음료수 캔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하고 목격자를 찾기 위해 전단지 7천여장을 뿌렸다.
경찰은 목격자 제보 등에 희망을 걸고 있으나 사건이 새벽에 일어난데다 장소가 워낙 외져 목격자가 없을 수도 있는 상황. 특히 숨진 남씨 또한 원한을 살만한 행동이나 삶을 살지 않은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달 17일 발생한 계양구 효성동 A택시회사 살인사건도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사망한 김모(61) 상무가 이날 오전 9시20분에서 10시30분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별다른 단서를 포착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김씨의 차량에서 500만원이 사라진 점에 주목, 차량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했지만 범인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또 남동구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일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밑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이모(43)씨 살인사건은 아직 실체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 심야에 이뤄진데다 외진 곳이라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의 택시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목격자 확보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지난 4월 남동구 구월동 K주점 살인사건도 마찬가지. 사건 해결의 열쇠를 당시 현장에 있던 주인 A(45·여)씨가 쥐고 있다고 판단,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출석 요구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가 사건에 깊숙이 연루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동서 관계자는 "A씨가 실마리를 쥐고 있지만 본인이 완강한 태도로 일관해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탐문수사를 강화하고 범행 동기를 계속 추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004~2007년 현재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살인(살인미수 포함)사건은 각각 46건, 42건, 64건, 49건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의 검거사례까지 합치면 인천 경찰의 검거율은 96%에 육박한다"며 "그러나 올들어 발생한 살인 사건 4건은 인천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