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수요가 급증해 수도권의 화장 처리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수도권 화장장들이 설상가상으로 낡은 화장로 교체 공사를 비슷한 시기에 벌여 '장례 파행' 이 속출하고 있다.

멈춘 화장로가 많다보니 화장 예약이 밀리면서 보편화된 '3일장'이 '4일장' '5일장'으로 늘어나고 원정 화장도 여의치 않게 됐다.

인천과 김포, 부천지역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인천 부평화장장은 올 연말까지 6개의 노후된 화장로를 교체할 계획이다. 이미 지날 달까지 3개의 화장로가 교체됐고 연말까지 3개를 더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어서 현재는 총 15기 가운데 11기만이 화장에 이용되고 있다.

내년에도 5개의 화장로가 새롭게 교체될 예정이어서 당분한 화장로 교체에 따른 처리율 감소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로 교체 작업으로 하루 평균 52건을 처리하던 부평화장장의 화장 처리 능력은 약 40건으로 낮아졌다.

대신 하루 처리횟수를 4회에서 7회(1기당)로 늘렸지만 증가분은 대부분 개장용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다.

영종도와 김포지역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개장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계양구 S장례식장 관계자는 "밤늦게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화장 예약이 힘들어 4일장이나 5일장을 지내는 경우가 있다"면서 "유족과 함께 인터넷 예약 현황을 보면서 장례 일정을 늦추기 때문에 유족들이 우리를 탓하진 않지만 체류비용 증가 등 장례가 늦어지는데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유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예전엔 타 지역 화장장을 예약해 3일장을 맞춰 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수도권 4개 화장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노후된 화장로를 교체 또는 보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평화장장에 이어 지난달초 화장로 보수공사를 시작한 성남화장장은 이달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총 15기 가운데 하루 11~12기 정도가 화장에 이용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갔던 수원화장장은 이달초 공사가 마무리됐다.

한 대학 장례식장 관계자는 "4일장, 5일장을 지내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타지역 화장장의 예약에 실패한 경우"라면서 "유족들은 어떻게든 힘을 써 달라고 하는데 화장은 그런 사안이 아니어서 유족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례 절차가 늦어지면 유족들은 빈소 사용료와 시신 안치료 등 시설물 사용료와 음식값 등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인천가족공원장묘문화센터 관계자는 "우리화장장을 비롯한 타지역 화장장이 한두달 전부터 화장로 교체 공사를 시작해 4일장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