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세계 도시 엑스포, 2014년 아시안 게임 유치 등 최근 인천이 굵직한 세계적 행사를 유치하며 아시아의 주요 도시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 발맞춰 인천은 몇 년 전부터 국제적 명성의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는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인천 재즈 페스티벌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인천 종합 문예회관에서 있었던 월미 국제 뮤직 페스티벌(Wolmi International Music Festival·이하 WIMF) 역시 이러한 국제적 행사 중 하나이다. 본 행사는 '동북아의 허브 도시' 인천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01년 최초 개최,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하지만 어느 덧 일곱 살이 된 이번 WIMF를 관람하며 필자는 진정 국제적인 음악 축제가 맞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
지역경제 및 문화 활성 그리고 국제 도시 육성을 위해 각 지역에서는 매년 갖가지 행사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환으로 최근 '뮤직 페스티벌'이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현대 음악가 윤이상의 업적을 기리며 그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2년 시작된 '통영 국제 음악제', 2004년부터 가평에서 열리고 있는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등이 순항하고 있는 국제적 규모의 음악 행사들로 국내 음악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며 얼마 전 이천에서는 월드 뮤직을 테마로 한 '원 월드 뮤직 페스티벌'이 처음 개최되기도 하였다.
문제는 모든 행사들이 국제적인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관람한 국내에서 벌어지는 국제 뮤직 페스티벌은 사실 아직은 '국제적'이라는 면을 강조하기에는 국제적인 홍보는 물론 프로그램 구성 역시 상당히 빈약한 실정이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많은 지역 페스티벌이 이제는 그 지역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략 국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국제 음악 페스티벌'은 국내외 아티스트들을 섭외하여 이 행사가 '국제적인 음악 교류 행사'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편. 이렇게 거창하게 페스티벌을 포장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허나 여전히 많은 면에서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고 싶다. '국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 내실을 기해서 프로그램을 짜고 아티스트를 섭외해야 할 텐데 7회 째를 맞은 WIMF는 이 두 부분에 대해서 '아직은…'이라는 말을 써야할 것 같다.
필자는 지난 13일 인천 종합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재즈 팝 콘서트를 보았는데 무엇이 재즈이고 팝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재즈 팝 콘서트라서 (재즈나) 파퓰러한 곡들을 대상으로 대중적인 성향의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날의 레퍼토리는 클래식 곡이 주를 이뤘다. 양음 프로암 윈드오케스트라와 연수구립 관악단의 연주 내용은 대체로 좋았으나 애초에 기획된 프로그램 의도와는 다소 맞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날 소극장에는 다른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는데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어 동반 관람이 불가능했다.
얼마 전 부산 국제 영화제가 12회를 맞았음에도 운영 미숙을 지적받았던 것처럼 인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 축제 이상으로 WIMF가 국제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 걸맞는 보다 양질의 프로그램이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