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두 사람 외에 신동엽, 김용만, 이경규 등 뛰어난 스타 MC들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 만큼은 두 사람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연예계에서 이들이 정상의 자리에 올라 최고 MC의 자리를 지키는 비결은 무엇일까. 새삼스러우면서도 어려운 이 질문의 대답을 그들과 함께 일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다.
◇ 친구이자 라이벌 유재석ㆍ강호동
최근 한 마케팅 조사회사가 실시한 연예인 인기도 조사 결과, 유재석과 강호동이 최고 인기 개그맨 1~2위로 나타났다. 유재석은 무려 40%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로 정상을 차지했으며 강호동이 13%대 지지를 받았다.
현재 방송 중인 오락프로그램에서도 두 사람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KBS 2TV '해피투게더', SBS '일요일이 좋다' 등에 출연 중이다.
강호동은 무릎팍도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BC '황금어장'을 비롯해 KBS 2TV '해피선데이', SBS '야심만만' '스타킹'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강호동은 1970년생의 천하장사 출신의 씨름 선수로 1993년 MBC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유재석은 1972년생으로 1991년 KBS 대학개그제 출신이다. 나이는 강호동이 두 살 많지만 데뷔는 유재석이 두 해 먼저 한 셈.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 코너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던 두 남자는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다. 유재석은 흔히 자신을 내던지는 성실함과 겸손함으로, 강호동은 넘치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높이 평가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 쉽고도 어려운 비결 '열심히'
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들을 어떻게 평가할까. 두 사람의 특성을 동시에 설명해 줄 수 있는 MBC 여운혁 PD에게 물었다. 그는 MBC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의 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여운혁 PD는 "녹화 시간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자 인기의 비결일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며 "두 사람 모두 최고의 MC이지만 일하는 순간 만큼은 자만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장점으로 "유재석의 특징은 꼼꼼함과 프로의식"이라며 "방송을 보면 대본을 안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본을 제일 열심히 보고 준비한다"고 말했다.
또한 불우한 어린이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등의 제의가 들어오면 그 아이는 만나더라도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 웃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촬영은 정중히 거절한다고.
강호동에 대해서는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무릎팍도사'의 의상을 입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본인도 처음에는 꺼렸으나 '정말 재미있다. 시청자가 많이 웃을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바로 받아 들였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은 두 사람의 차이점. 여운혁 PD는 "일에 있어서 유재석은 처음부터 제작진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계속 회의에 참석해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라며 "반면 강호동은 처음에 설득하기가 어렵지만 한번 마음을 먹고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다음은 제작진에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 PD는 "유재석은 술을 한잔도 안 하지만 강호동은 술을 좋아하는 것처럼 평소 성격도 다른 면이 많다"면서 "유재석이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오히려 자신의 원칙에 대해서는 더 고집이 더 세고, 강호동은 어떤 면에서 보면 마음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 PD는 평소 두 MC를 지켜보며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유재석에게는 더 풀어져도 괜찮은데 너무 긴장하면서 사는 것 같다"면서 "옆에서 보기에 힘들어 보일 때가 있다. 더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호동에는 "무엇이든 한번 가르쳐주면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머리가 굉장히 좋은 친구"라면서 "대학에 가서 공부도 했으면 좋겠고 더 평범한 생활도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