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 먼지다듬이벌레가 출현해 입주민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한 A(29)씨. 그는 입주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집안 곳곳에서 작은 벌레 떼를 발견했다.

"살충제를 놓으면 사라지겠지 단순히 생각했는데 번식력이 강해 두 달 가까이 100% 박멸이 안 되고 있어 골칫거리입니다."

A씨의 골머리를 앓게 한 것은 바로 먼지다듬이벌레. 몸길이 약 1~3㎜ 정도의 작은 벌레로 미세한 균류나 곰팡이를 먹고 자라며 습한 바닥이나 석고보드 등에 서식한다. 여름철 장마 기간과 새집 확장 공사 시 발생빈도가 높다.

A씨는 먼지다듬이벌레 출현과 관련, 시공 자재에 의심을 갖고 건설업체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시공 자재에는 문제가 없다"며 "A씨가 장마철에 이사한데다 확장공사까지 해 벌레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공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업체는 입주 한 달 전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입주자사전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사전점검 당시 발견되지 않은 먼지다듬이벌레의 출현은 입주자의 확장 공사와 관리 소홀로 빚어졌다는 게 건설업체 측의 입장이다.

이에 A씨는 확장 공사를 하지 않은 이웃 B씨 집에도 먼지다듬이벌레가 발견된 점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A씨는 "신뢰가는 대기업을 믿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벌레가 득실거려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다"며 "입주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민원을 끌어안고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입주자 A/S팀 관계자는 "과거 민원이 발생한 부분은 2차에 걸친 방역 작업을 통해 해소했다"며 "추후 민원에 대해서는 발생원인과 예방법을 안내하며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먼지다듬이벌레는 서식지를 찾아내 집중 살포하고, 적절한 난방을 통해 방안의 습도를 낮추면 제거할 수 있다. 또 잦은 환기와 구석진 곳의 먼지 제거도 방제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