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거대한 중심의 인력에 저항하며 100%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방송했던 iTV는 설립 초기부터 만성적인 재정적자 등 여러 어려움에 시달렸다. 여러 난관들 속에서도 iTV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이 참여하는 6㎜ 다큐 프로그램과 다양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들을 통해 젊고 참신한 방송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 무렵 우리 방송환경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시도를 도입하고 정착시킨 것이 iTV였다. 그러나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iTV는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했던 방송사로 기억된다. 젊은 방송의 도전정신과 공정한 방송이라는 소임은 때때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재정적자라는 현실에 밀려나기도 했다.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부족 등과 같은 여러 어려움들이 겹친 결과 iTV의 방송사업권이 취소되면서 경인지역 시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방송주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방송허가 취소 이후 노조원들은 재취업 대신 희망조합을 결성해 장장 880일간 풍찬노숙을 마다 않으며 허가권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난 4월 12일엔 방송위의 허가추천서를 교부받아 5월 18일 정보통신부에 기술허가를 접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통부는 10월 25일 현재 160일간 허가를 내주지 않아 경인지역 40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루어진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와 OBS 경인TV가 1천400만 시청자들과 약속한 11월 1일 개국 일자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제주민방(JIBS)이 68일, 강원민방(GTV)이 78일 만에 허가를 받은 것에 비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정통부가 내세우는 입장은 예전에 경인지역 민방 설립에 반대했던 공보처의 논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OBS 경인TV는 과거 iTV 시절 인천 수봉산에 있던 아날로그TV 주송신소를 계양산으로 옮겨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가지 방식으로 송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통부는 전파월경을 문제 삼아 계양산이 아닌 제3의 지역에서 테스트를 실시해본 뒤 이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공공재인 전파의 월경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행위야말로 실은 전파 낭비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정통부가 주장하는 전파혼선 문제 역시 각기 다른 채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만약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정통부가 지난 2004년 한국전자파학회의 전파월경 검토결과를 토대로 iTV의 계양산 디지털TV 송신소 설치를 허가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결과적으로 정통부는 과거 iTV의 개국 이래 지금까지 단지 수도 서울에 인접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 방송을 염원하는 경인지역 1천400만 시청자들의 방송주권과 열망을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경인지역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사회적 공공 이익의 증대에 공헌하는 방송을 가질 권리가 충분하다. 우리는 OBS 경인TV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