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기관투자자들의 5천600억원대의 순매수로 또다시 코스피지수 2천시대를 맞았다. 그런데 2천포인트 돌파 이후 순매도로 일관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왜 갑자기 순매수로 돌아섰을까?

이는 한국을 방문한 워렌 버핏의 '한국시장 저평가 발언'과 미국 FOMC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단기간의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신중한 투자자라면 장기적인 세계적 경기둔화 조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때다.

미국 금리인하는 시장유동성을 풍부하게 할 수는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투자은행들의 실적을 흑자로 돌려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 금리인하는 달러의 추가 하락을 불러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우리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달러 가치의 하락은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하락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 가치의 하락은 고유가 행진 속에 석유를 비롯한 수많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상황도 호조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중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쳐지고 있지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은행이 금리인상과 같은 선제적 대처를 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 시장이 1980년대 후반 미국시장의 재판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지만 견실한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다. 주식투자는 결코 운에 의한 도박이 아니다.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간에 대상선정에서부터 수익을 실현하는 단계까지 언제나 과학적인 분석이 뒤따라야만 한다.

/(주)파인에셋매니지먼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