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위로하고 제44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지난 11일 4일간의 일정으로 화성과 화성행궁 일원에서 열렸다. 수원을 대표하는 이번 축제에는 수원시민은 물론 화성을 찾는 내외국인들이 함께 한 실로 뜻 깊은 행사였다.

지방자치의 시대가 되면서 매년 이맘때면 전국은 그야말로 축제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수많은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는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나가면서 지역민들과 또는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하고자 다각도의 고민을 풀어나가고 있다.

금번 수원화성문화제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프로그램은 지난날 정조대왕께서 어머님을 모시고 아버님의 능을 찾았던 모습을 재현한 '능행차연시 및 시민퍼레이드'였다. 당시의 복식과 기물을 복원하여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장대한 행차 재현과 그 뒤를 잇는 시민들의 현대적 각종 퍼레이드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것을 지켜보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대단한 즐거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또한 화성행궁 안팎에서 열린 궁중행사들은 많은 이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화성행궁 안에서 벌어졌던 장헌(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가례 재현과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재현한 진찬연 행사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화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았던 궁중음식의 전시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미각을 자극하기도 했다.

수원은 이제 대한민국의 한 도시로서만 그치지 않는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화성성역의궤'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지어진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세계적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 이젠 여기에 발맞추어 수원화성문화제도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콘텐츠를 이미 가지고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를 기본으로 하여 완벽한 궁중 행사들을 재현할 수 있다. 이미 축제의 일부는 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더 확장하여 능행차연시의 경우는 다른 지자체와 협조하여 창덕궁에서부터 융릉까지의 행렬을 재현해내야 한다.

그리고 정조대왕이 백성과 함께 하고자 했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도 궁중 무희는 물론이요 백성들의 산대희 놀이까지 복원해내야 하며, 조선의 무예도 마상무예까지 완벽한 재현을 해야 한다. 더불어 이러한 궁중재현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화성'과 '화성행궁'의 의미는 물론 궁중행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많은 노력들이 기울여져야 할 것이다.

이제 수원 '화성'은 우리만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우뚝 서 있다. 그렇기에 수원화성문화제 또한 세계적 축제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이고 화성을 축성한 기록과 화성문화제의 기반이 되는 정조의 8일간의 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올해 세계기록유산이 되었다. 이제 화성문화제에서 재현하고 있는 정조의 능행차와 혜경궁 홍씨 회갑연 등을 완벽한 고증을 통해 재현하여 세계무형유산으로 등록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화성문화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화축제가 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에서 세계기록유산을 통해 세계무형유산의 공연이 열리는 축제. 생각만해도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를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행사를 주관하는 공직자와 110만 수원시민의 관심과 열정이 지속적으로 증폭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종(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