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FTA 체결로 우리 농업이 위기라고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민족은 끈기와 저력이 있는 슬기로운 국민이므로 이 난관도 헤쳐 나가리라 확신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농업도 국내외 농식품 소비시장의 현황을 파악, 대처해 판로를 개척한다면 새 길이 열릴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소비시장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기능성을 지닌 농식품과 지역 문화와 연계된 고품질의 식문화 상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부가 기능성 식품개발과 대량 소비를 위한 외식산업과 단체급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에서 만든 것과 같은 신선하고 안전한 조리가공식품을 공급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는 식생활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식품 세계 일류' 달성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국민에게 영양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연구가 국가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민간연구기관에서는 연구가 어려운 농산물 및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의 기본 잣대가 되는 '국가식품성분표(제7개정판)' 발간한 것이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둘째, 농특산물이 식품으로서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공기술개발을 통하여 부가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기술이 농업현장과 식탁과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최소가공으로 천연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저장성을 높이는 고도의 가공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지역문화와 연계, 전통식품이나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한 이미지 상품을 개발해 나아가야 한다. 원료생산과 확보가 용이한 주산단지 형태를 갖추고 있거나 시설 투자비가 적은 품목을 선정해 지역고유의 이야기 거리가 있는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넷째, 한국형 식생활 문화에 관한 연구와 실행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우리의 전통식품을 국제화, 현지화 해야 한다. 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개발이 필요하고 색깔이나 성분, 디자인 등 우리 음식 전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

현대 농업은 농산물의 생산·저장·가공·유통, 소비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6차 산업이므로 연구의 대상과 범위도 상품가치 향상과 소비창출, 품질특성과 안전성 제고 기술 개발, 세계인의 소비패턴에 맞는 식품 개발에도 역점을 두어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농업인에게는 부가가치 창출과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형성해 '돈 버는 농업'을 실천하고, 일반소비자에게는 각자의 건강과 생활수준에 알맞은 식품소비를 유도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해 나갈 때, 우리 농업도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박홍주(농기원 농산물가공이용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