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오전 11시. 인천 해나랑어린이집 풀잎반(6~7세)에서 호연이가 주황색 연필로 그린 금붕어가 담긴 도화지를 들어 올리며 뽐냈다.
이를 본 풀잎반 정애란(26·여) 교사는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있네요"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9월 부평구 십정동에 문을 연 해나랑어린이집의 교실은 물고기로 가득했다. 지난 달 1일부터 한 달간 '물고기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2층 교실 입구 통로에 들어서자 오른쪽 벽면, 아이들 눈높이 위치에 1급수에 사는 민물고기인 열목어, 버들치, 옆새우 등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2급수에 사는 흰줄납줄개, 피라니, 3급수에 사는 다슬기, 메기, 미꾸리 등의 사진도 이어져 있었다.
새싹반(3~4세)은 오전 수업으로 '내가 좋아하는 물고기 투표'를 하고 있었다. 맨 처음 나선 태민이는 지체없이 불가사리 모형 인형을 골랐다. 혜빈이는 뱀장어, 진호는 새우를 집었다. 같은 시간 새싹반 옆 풀잎반 아이들은 물고기 노래를 부르며 흥얼거렸다.
"물고기 종류에는 뭐가 있을까요. 은어, 복어, 빙어, 광어, 숭어. 쓰레기 안 버리면 얼마나 건강할까."
아이들은 물고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지난달 10일에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민물고기연구소를, 12일에는 장수천과 소래포구 어시장을 견학했다.
어린이집 입구 벽면에 붙은 '민수, 준규네 가족신문'에는 "민수가 금요일 양평에 소풍을 갔다. 민수가 그려온 물고기 그림은 하나의 감동이었다"고 적혀 있었다.
물고기 수업 한 달, 아이들은 물고기 친구를 얻게 됐다.
어린이집 김연자(42·여) 원장은 "환경 놀이활동을 통해 인성을 키우는게 목적"이라면서 "내년에도 들꽃학교, 나무학교 등 환경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