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이 속도를 높여가면 조파저항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조파저항은 선박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만든 파도로 인한 저항이다.
그렇다면 배가 만드는 파도를 작게 만들 수 있다면 배가 쉽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개념으로 연구를 시작해 배에 설치한 게 구상선수(球狀船首)이다.
파도에서 위로 높이 올라온 부분은 파정, 바닥 부분을 파저라 부르며 파정과 파저의 높이차를 파고라 한다.
결국 큰 파도라는 것은 파고가 높은 파도를 말하며 파에 의한 에너지도 이 파고가 클수록 커진다.
일반적으로 쐐기모양의 배 모형을 끌고 가면 배 앞부분(선수)에서 파고를 만드는 파의 형태가 생긴다.
반대로 물속에 완전히 잠겨있는 구를 움직이면 구의 바로 뒤에는 파저를 만드는 파의 형태가 생긴다.
그렇다면 이 두 물체를 합쳐서 배의 앞부분에 구를 달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개념과 보다 정밀한 실험을 통해서 나온 것이 구상선수를 갖춘 배이다.
즉, 구상선수는 배가 만드는 파도의 크기를 줄여줌으로써 조파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모든 배가 구상선수를 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구상선수를 달면 그만큼 배 앞부분의 부피가 커져 오히려 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구상선수를 달지 않는 배도 많이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환경안전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