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태(前 국회의원)
자신이 태어난 고국을 떠나 낯설고, 물선 이국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 나고 있다. 중국의 화상(華商)들은 6천여만 명이 해외에 흩어져 살면서 거대한 중국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 우리 한민족도 700만명이 지구촌 곳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지구촌 시대라는 것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우리는 세기적 변혁을 겪으면서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경제시대에 살고 있다.

바야흐로 무역과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경제단위의 '국경의 소멸'과 '공간개념의 파괴'를 체험하고 있다. 자본은 이미 상품이나 서비스와는 달리 그 이동이 전면적으로 자유화돼 나가고 있으며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각국의 경제를 글로벌화하고 있다.

교통·통신의 발달과 지역주의 확대 등으로 상품과 서비스, 자본, 인력 등이 국경없이 자유롭게 교류되고 그 범위도 더욱 넓어지면서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경제를 '네트워크(network) 경제'라고 볼때 서로 만나 신뢰를 쌓고, 정보를 교류하며 거래를 창출하는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호주 시드니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2차 해외한민족경제공동체대회는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51개국 97개 지역에서 참석한 500여명의 해외 한인동포 무역·경제인들이 상호 화합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도모한 뜻깊은 모임이었다.

글로벌 한인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모국 대한민국과 해외동포 정주국 및 세계 각국의 한인타운 상권과 도시간의 경제교류를 촉진시켜 21세기 한국상품 수출증대에 힘씀으로써 경제가 강한 나라, 삶의 질이 풍요로운 나라, 남북의 동포와 재외동포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북아 중심국 코리아'를 건설하는데 해외동포 무역·경제인들이 마음과 뜻을 합친 것이었다.

한국의 많은 혁신형 중소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판매처를 찾지 못하고 있고, 반면에 700만 해외동포들과 6천여명이 넘는 해외무역인들은 우수한 제품을 찾고 있음을 볼 때 이런 행사를 통해 국내 많은 중소기업과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것은 이같은 특별한 만남의 자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증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멀리 아프리카 콩고에서부터 미주 유럽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자비를 들여가면서 참가한 동포기업인들의 눈망울에는 애국심마저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현지 해외무역관이나 대사관에서도 수출의 판로를 찾는 일에 적극 나서고는 있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동포 기업인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제 적극 활용할 때다. 다양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수요에 부응하고 국내외 맞춤 인력 활용지원과 현지에서의 현장 밀착지원체계구축을 통해 우리 제품을 현지에 소개하고 우리 기업들이 현지 진출을 리드하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활동영역을 넓혀 나간다면 기업과 민족의 글로벌화는 더욱 앞당겨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가 경기관광공사 사장 재임시절인 지난 2005년에도 세계한상대회를 경기도로 유치해 세계 170개국 2천500여명의 해외동포 기업인들이 고양 킨텍스에 참가해 경기방문의 해를 성공으로 이끌고 국내기업인들과 해외진출의 노하우 공유와 글로벌 네트위크를 구축한 바 있다.

이렇듯이 앞으로 세계 속의 한민족, 하나되는 경제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700만 재외동포들과의 교류확대를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정부차원에서, 나아가 각급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일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준다면 한국 경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