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창희(인천산업디자인협회장)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술 평준화와 정보 보급으로 예전처럼 기능이나 기술력을 앞세워 제품을 차별화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거의 모든 상품의 시장상황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판박이 같은 아파트와 몰개성(沒個性)적인 상품들…. 한때 휴대전화기 판매로 승승장구하던 모토롤라가 삼성과 팬택, LG 등 토종 강자들의 판매에 밀려 고전하다가 독특한 디자인인 레이저(Razer)폰으로 휴대폰시장에서 판매량을 일시에 회복했다. 레이저폰이 특별한 성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다만 디지털 감성에 맞춘 뛰어난 디자인에 의해 판매량을 늘린 것이다. MP3의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레인컴의 아이리버(iriver), 일본 전자시계에 밀려 고전하던 시계산업의 자존심 스위스의 디자인을 앞세운 스와치사 손목시계, 코카콜라, 소니의 워크맨, 나이키의 운동화 또는 필립스 면도기 등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들은 모두 개성있는 디자인을 앞세워 경쟁제품과의 차별화를 달성해 낸 것들이다.

현대의 경영환경에서 소비자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디자인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것은 비록 상품에서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니다. 감성코드에 맞춘 디자인은 작은 소품에서부터 도시 공공디자인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은 다양한 디자인 소스가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도시이다.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허브가 될 인천국제공항, 국제물류의 중심역할을 하게 될 인천항, 지식과 첨단산업의 송도신도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도시, 국제무역 · 국제금융의 경제자유구역,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풍부한 도시경관을 갖춘 문화도시를 기반으로 인천은 지금 세계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인천의 디자인 감성코드는 인천을 세계무대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이 될 것이다. 현재 인천의 최고 글로벌 가치로 이끌어가고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 컨버전스(convergence)와 이노베이션의 핵심은 디자인이다. 인천시민이 변화와 혁신을 느끼고 생활하는 통로가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