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업고 카리스마 풍기며 '게르만의 종마(種馬)'가 온다. 경건한 시선으로 선(禪)을 지휘했던 첼리비다케의 훈향이 남아있는 뮌헨필을 이끌고 오는 11일 내한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 푸르트벵글러와 카라얀을 이어 독일 지휘계의 미래로 촉망받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정통 독일 레퍼토리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독일의 아테네' 바이에른 지역예술의 한축을 담당하는 뮌헨필은 전통의 산실이다. 1893년 문헌학자 프란츠 카임이 세워 '카임 오케스트라'로 출발한 이 악단은 창립 초기부터 당대 작곡가들의 초연작을 대거 소개하며 명성을 굳혔다. 말러 교향곡 8번도 이들이 초연했다. 긴 호흡을 자랑하며 예술적 완성도에 있어서 일체의 타협을 허락하지 않는 첼리비다케가 이 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뮌헨필은 유럽 관현악계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한다. 1996년 첼리비다케 사후 이 악단을 이끌어온 제임스 레바인의 임기가 끝나고 2004~2005년 시즌부터 독일 음악 전통의 적자(嫡子)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뮌헨필의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독일 청중들은 왜 틸레만에게 열광할까. 지휘봉의 움직임만으로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게 한 전설적인 구세대 마에스트로들의 체취를 틸레만에게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틸레만은 다른 신예 지휘자들과 달리 콩쿠르를 통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젊은 시절 군소도시의 오페라극장을 전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섭렵했고, 이때 축적된 노하우로 1990년대 들어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1991년 바그너 '로엔그린'공연으로 베를린 도이치 오퍼와 인연을 맺은 지휘자는 이후 세계의 주요 오페라 무대를 누비게 됐다. 2004년 후반 시즌 뮌헨필의 상임으로 취임한 틸레만은 2006년 바이로이트 음악제에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를 성공적으로 지휘해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에서 틸레만과 뮌헨필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주앙'과 '죽음과 변용',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VIP석 24만원, R석 20만원, S석 16만원, A석 12만원, B석 8만원, (031)78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