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열 (한국토지공사 신도시사업이사)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오르면서 세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세계적 에너지 분석기관들은 내년에도 유가 상황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는 세계 경제지도를 바꾸고 있다.

즉, 고유가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하는 것이 정치·경제의 핵심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고유가로 수익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산유국의 국부펀드가 세계경제에 새로운 변동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고유가는 중국, 인도 등 석유 소비국이 예전보다 늘어남으로써 촉발된 수요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어 과거의 고유가가 산유국의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오늘날 국제 경제사회는 석유 에너지에 기초한 유가(油價) 전쟁이 펼쳐지면서 '에너지 패권경쟁시대'로 접어들었고 에너지자원 경쟁력 확보가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에너지 소비국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고민을 하여야 하며 이와 관련,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자전거를 통한 대체 교통시설 확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 자전거 열풍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되었다.

파리에 공공임대 자전거인 벨리브가 등장한 것은 지난 7월 15일. 4개월이 지난 지금 현재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물론 우리나라 상주시를 비롯하여 유럽 각국은 오래 전부터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등 자전거 도시건설을 위해 노력해 왔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의 경우는 차도만한 너비의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건설하고 있으며 독일 베를린의 전동차 중에는 맨 앞부분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전동차가 별도로 있다. 자전거의 순조로운 이동을 배려한 조치이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자전거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도 이미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한편 뉴욕시의 경우도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파리를 견학한 후 벨리브와 유사한 공공 임대자전거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하였다.

물론 우리 서울시도 내년에 공용 자전거제도를 시범 실시하겠다고 발표해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행정자치부에서도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건강한 사회 및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하여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종합대책안에 따르면 2015년까지 자전거 보유율을 14.4%에서 25%로, 교통수송 분담률을 3%에서 10%로 높이고, 10개 이상의 자전거 명품도시를 창출하는 것과 지자체의 자전거에 관한 투자를 생활밀착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신도시 건설에 있어서도 초기 계획단계에서부터 자전거 도로와 대중 교통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으며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자전거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게 되었다.

이제 친환경도시 건설은 자연환경 보전 및 생태공원 조성 등을 한 단계 뛰어넘어 친에너지 도시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모든 도시의 자전거 도시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