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원인 인근 거첨도 선착장 건설이 늦어지면서 이 곳 주민들은 배편으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가량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경인일보는 세어도 어촌체험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애환과 함께 체험 마을 조성상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인천 송도 국제도시, 인천국제공항, 청라지구…. 개발 열풍이 인천을 거세게 몰아치고 있지만 인천도심 속 오지, 세어도는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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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어도 해안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심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영종대교가 위치해 있다. |
배에서 내리자 해안을 따라 빛바랜 슬래브 지붕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을 뒤편 해안 너머로 보이는 웅장한 영종대교의 모습과 이 마을의 빛바랜 슬래브 간판들이 대비되면서 이곳 세어도 주민들의 애환을 대변하는 듯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한 노인이 자신의 집 지붕을 고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냐고 노인에게 묻자 선뜻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대문도 없는 집 현관을 열자 바로 조그마한 마루가 나오고, 그 옆에 도심속에서 볼 수 없는 아궁이와 장작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집 천장은 사람 머리가 닿을 정도로 나지막했다.
이 곳에 혼자 들어와 산지 20여년 됐다는 최정선(65)씨는 "그래도 지난 3월 한전에서 전기를 넣어줘 TV를 마음껏 볼 수 있어 좋다"며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마을에서 자가발전기를 돌렸는데 전압이 들쑥날쑥해 TV나 냉장고를 사면 채 1년을 못쓰고 고장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씨의 말처럼 이 섬에 전기가 들어온지는 채 9개월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아 빗물을 받아써야 하는 형편이다. 최씨는 자연스럽게 어촌 체험마을 이야기를 꺼냈다. "주민들의 사정도 이런 판인데 돈만 들여 어촌체험마을을 만들어 놓고 교통편과 상수도같은 기본 시설을 해 주지 않으니 주민들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집을 나와 해안쪽으로 10쯤 가자 인근 텃밭에서 배추를 뽑고 있는 김종수(76)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최근들어 주변 지역이 개발되고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선착장 사업도 보류되고 있어 생업인 어업도 접어야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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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어도 마을 입구에 어촌체험마을의 각종 시설물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김명호기자·boq79@kyeongin.com | ||
세어도 하늘 위로 인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 하늘아래 작은 섬 세어도는 아직 21세기에 접어들지 못한듯 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