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실시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외국어영역 일부 문항이 특정 참고서에 나왔던 문항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문제가 된 문항은 수능 3교시 외국어영역의 30번 문항으로 한 소년이 커피숍에 들어가 종업원에게 주문하면서 일어나는 일이 지문으로 출제됐다.

   그러나 이 문항과 거의 같은 문제가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특정 참고서에 등장했던 문항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영어 지문의 절반 정도가 거의 비슷하고 `심경 변화로 가장 적절한 곳을 고르라'는 질문 역시 똑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능 출제를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외국어영역과 언어영역은 범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출제하고 있기 때문에 출제에 이용된 소재가 수험서와 중복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문 중복의 개연성을 고려해 지문이 선정되면 원어민 입회 하에 지문의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대폭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외국어영역 30번 문항의 경우 글감을 읽고 필자의 심경 변화를 추론하는 문제로 출제위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된 자료를 재구성해 그 글감을 바탕으로 문두와 선택지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매년 수능시험을 출제할 때 발행된 시중 참고서를 대상으로 기출 여부를 검색하고 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된 참고서는 고교 저학년용이어서 기출 검색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평가원측은 "인터넷으로 검색한 자료이긴 하지만 지문이 대폭 수정됐고 문두와 답안 모두 참고서와는 다르다. 따라서 동일한 문항이라고 볼 수 없다"며 "문제가 된 참고서의 저자 역시 올해 수능 출제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