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7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인천여성인물 발굴과 방법론 모색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구자들은 고대부터 한국전쟁 이전까지 인천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했던 여성인물 150여명을 찾아낸 중간 성과를 발표했다.
발굴을 위한 여성인물의 선별기준으로 고대시대부터 한국전쟁 이전까지 활동한 인물로 제한, 생존인물에 대해서는 제외했다. 또 인천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했던 인물에 대해 국적, 이념, 친일 등의 요소를 배제하고 인천지역사에 긍정·부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을 찾아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성운동가' '교육자' '최초의 여자 박사' '신앙인' '외교가'로 유명하지만 친일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김활란(경인일보 2005년 2월 17일자 14면 '인천인물' 보도)도 포함됐다.
이미 알려진 개신교 최초의 여성 목사인 전밀라(경인일보 2007년 6월 27일자 14면 보도)를 비롯해 국내 유치원 교육을 개척, 발전시킨 서은숙(경인일보 2007년 3월 21일자 보도), 소설 '상록수'의 모델이었던 천곡학원을 설립한 장명덕 전도사(경인일보 2007년 5월 23일자 보도) 등이 포함됐다.
반면, 국내에서 최초로 정규 서양음악을 전공하고 피아노를 연주한 김애식과 독립운동가 이상규의 부인으로 독립활동을 지원한 선우황, 인천 최초로 영화유치원을 개원한 미국인 마갈겟 이사벨 헤스 등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도 발굴해냈다. 또 여성의 경영활동으로 볼 수 있는 요식업 운영자 강 여사 등 이름없이 성만 남겨져 있거나 학교 운영을 위해 기금을 모았거나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한 인천기생들같은 직업군 등도 모두 망라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인물 중 백제 건국시조인 비류의 어머니 소서노에 대해 인천과의 연관성은 짐작되지만 역사 문헌상에서 인천과 연관된 구절이 발견되지 않아 인천인물로 설정하는 데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김구의 어머니인 곽낙원에 대해서도 인천에서 2년여간 자식의 옥바라지를 하며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인천여성인물로 발표했지만 다소 포괄적인 설정임을 밝혔다.
인천 역사자료관역사문화연구실 강옥엽 전문위원은 "지난 2002년 발간된 인천광역시사에서 여성인물은 총 7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발굴작업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을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여성인물을 찾아내고 관련 연구를 통해 인천여성사를 구축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