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27일 시작되면서 대선 후보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불꽃 튀는 유세경쟁을 별였다.

여수~도라산~대전 찾아 '경제대통령' 선점

#'통일경제 대통령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은 세계박람회 개최국 결정에 따른 축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밤을 새며 응원전을 폈던 정 후보는 27일 새벽 파리로부터 낭보가 전해지자 "대한민국의 출발이 좋고 여수의 출발이 좋고 새로운 정부의 출발이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어 경의선의 남측 최북단인 '도라산역'을 찾았다.
'개성동영'으로 대표되는 평화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와 함께 평화를 베이스캠프 삼아 경제로 나아간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정 후보는 "과거 개발독재식의 경제개발 모델이 아니라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며 한국경제의 틀과 체질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통일경제' 시대를 표방함으로써 보수진영 후보들의 경제기조와 확실히 차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라산역을 떠난 정 후보는 곧바로 대전으로 향했다. 부 산(이해찬), 광주(손학규·김근태), 원주(정대철·정세균)에서 선거전을 펼친 선대위원장들도 열차를 타고 대전역에 집결했다.
대전이 갖는 지리적 중심의 의미를 넘어 '정치적 중원'으로서의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모습이다.


KTX로 이동 … 한반도관통 릴레이 유세

#'한반도 관통 이명박'=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 경부선 권역을 KTX로 이동하면서 릴레이 유세를 펼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반도 관통'의 의미도 포함된 이날의 유세일정에 이어 조만간 '호남선축 유세'에도 나설 계획이라는 게 이 후보 측의 설명.

오전 9시20분께 가회동 자택을 나선 이 후보는 승합차편으로 종각역에 도착,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까지 두 정거장을 이동했다. 이 후보는 서울역 광장에서 지지자와 청중 1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선후보로서 첫 공식 연설을 했다.

서울시장을 지낸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어려움과 많은 난파속에서 지켜준 서울시민들 덕분"이라고 사례한 뒤 "정통 야당, 정통 정당인 한나라당의 정통후보가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팬클럽인 'MB연대' 회원들은 그에게 '대한민국 경제통장'을 선물했고, 이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을 추진할 때 가스통을 들고나와 "자폭하겠다"며 반대했던 정석연(청계천 상인연합회장)씨도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무한도전' 출범 … 전국 두바퀴순회 계획

#'무한도전 이인제'=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유세단 '무한도전' 출범식으로 공식선거운동 테이프를 끊었다.

원내 7석의 소수정당 후보에다 여론조사상 지지율도 낮지만 22일간의 공식선거운동 기간 '한번에 15분씩, 하루 20번 유세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국을 두 바퀴 이상 순회하는 버스투어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출범식에서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든 신당이 사과와 반성은 하지 않고 가족행복이라는 염치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껍데기는 야당이지만 속은 배부른 여당이다"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어 하루종일 서울역, 남대문시장, 신촌로터리, 용산역, 명동, 대학로 등을 도는 서울지역 집중유세를 펼쳤다.


이랜드 사업장서 비정규직 철폐 '목청'

#'비정규직 철폐 권영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마포구 상암동 홈에버 앞 거리 유세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극명히 드러난 이랜드 사업장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대선 핵심 의제로 내세움으로써 문제 해결 의지를 과시한 것. 권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없는 '엉터리 비정규직 대선후보'이고, 정동영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를 만들어온 '가짜 비정규직 대선후보'"라며 "권영길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로디지털단지 찾아 '중소기업 강국' 주창

#'중소기업강국 문국현'=
중소기업 강국 건설을 내세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을 첫 유세지로 선정한 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문 후보는 "청년실업자 200만명 시대이고 대학 졸업생 반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법을 개선해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돌며 서민 밀착형 스킨십 강화

#'재래시장 끌어안기 이회창'=
서울지역표심잡기에 나선 이회창 후보는 이날 0시 노량진 수산물시장을 시작으로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유세를 펼쳤다. 숭례문 교차로에서 지지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가진 이 후보는 "나라의 정체성을 잃고 있고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출정식 직후 남대문 시장을 방문, '밀착형 유세'로 유권자 스킨십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