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0월 10일 오전 9시 45분 서해훼리호는 전라북도 부안군 격포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위도 파장금항에서 여객과 승무원 255명을 태운 채 항행 중이었다. 여객정원이 207명이지만, 배는 148명을 더 태웠다.

위도 해상은 날씨가 나빴다. 낚시질을 하기 위해 섬으로 왔던 사람들이 육지로 나가려고 배로 한꺼번에 몰린 것은 이 때문이었다. 선장은 사람들을 제지하지 못했다. 배엔 새우액젓 600통도 실렸다. 과승에다 과적까지 한 상태였다. 배가 출발했다. 파장금 방파제를 벗어날 때 쯤, 사나운 바람이 불어 닥쳤다. 승객들이 바람을 피해 오른쪽으로 몰렸다. 선체는 약간 기운 상태로 10분간 항행했다.

이 때 바다에 떠 다니던 로프가 왼쪽 프로펠러에 감겼다. 왼쪽 프로펠러가 추진력을 잃자 배가 오른쪽으로 선회했다. 선체는 오른쪽으로 더 기울었다.

배가 뒤집혔다.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못한 채 바다에 빠졌다. 객실에 있던 승객들도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해양경찰서 경비정 7척이 출동했다. 인근 어선들이 해경의 구출작전에 함께 했다. 그러나 70명을 구조하는 데 그쳤다. 이날 사고는 29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위도 주민들은 매년 10월 9일 제사를 지낸다. 서해훼리호에 탔던 승객 중 상당수가 마을 주민이었다. 이 사고 후 여러가지 안전제도가 신설되거나 강화됐다. 더 이상 이 같은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기관과 선사, 선박 승무원 모두가 안전운항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한층 더 매진할 때다. /인천해양수산청 환경안전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