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암초등학교 인근 검암2지구 518 일대에 들어선 원룸 건물들. 검암1·2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단독주택지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원룸촌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명호기자·boq79@kyeongin.com
신흥개발지인 인천 서구 검암1·2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이하 검암지구) 내 근린생활시설(1종)인 단독주택지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원룸 촌으로 전락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와 서구에 따르면 구는 검암지구 전체면적의 30%를 단독주택지역으로 규제해 3층 이하(건폐율 50% 이하, 용적률 150% 이하)의 쾌적한 단독주택 단지를 조성 중이다.

토지주들은 이같이 단독주택지로 묶이자 최근 적은 층수로 수익도 올리고, 높은 세금도 피하기 위해 원룸을 신축하는 등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검암지구 단독주택지는 원룸 공급 과잉으로 건물만 지어 놓고 임대를 기다리는 빈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건물은 아예 임대조차 하지 않은 채 일명 '통매매'(완공된 건물을 통째로 사업자에게 파는 것)해 시세 차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세 규정에 따라 3억원 이상의 토지 보유자가 건물을 짓지 않고 땅을 방치하면 과세 대상이 돼 원룸 신축이 세금회피의 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 3일 오후 검암초교 인근 검암2지구 518 일대에서는 임대문의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원룸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초등학교 인근에만 막 공사를 시작한 곳이 5~6군데는 됐다.

이곳 A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이 지역에 들어서는 건물 중 99%가 원룸으로 벌써 50동 이상 준공 허가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건물을 지어놓고 임대도 하지 않은 채 통매매 형식으로 업자에게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통매매 형식으로 거래될 경우 198㎡ 규모 원룸 한 동의 경우 7억~8억원가량에 팔 수 있다는 것이 이 지역 부동산 업자들의 말이다.

또 이곳 임대업자들은 당장 건물 임대가 되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서구 가정오거리 주변 개발사업이 착공에 들어가면 토지를 수용당한 원주민이 대거 검암지구로 몰려 보증금이나 월세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임대업자는 "19.8㎡짜리 원룸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40만원선에서 호가가 나오고 있다"며 "빈 곳이 많더라도 이곳 시세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이런 문제점들이 부각돼 현재 시에 검암1·2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내놓고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