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렬(용인고등학교 교장)
경기도내 고입 선발고사(12월11일)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긴장하고 시험에 임하게 될 것이다. 모두가 합격의 영광을 누리기 바란다.

금년에 선발고사를 치러서 학생을 선발하는 시도는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추가되어 모두 8개 시도로 늘어난다. 내신만으로 고교 신입생을 선발하는 시도 중 부산과 충북은 내년부터 선발고사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대구, 경남, 광주, 대전도 이를 도입할 의사를 밝히고 있어 몇 년 후면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모든 시도들이 내신성적과 선발고사 성적을 합하여 신입생을 선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도 의무교육화 되어가고 있는데 웬 선발고사냐는 비판도 있다. 고교 입학 정원이 중학교 졸업생보다 많아 선발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고, 선발고사가 평가 본래의 목적인 교육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평가는 교육의 과정 중 가장 최종 단계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성격상 교육목표 도달 정도를 측정하여 그 결과를 피드백 함으로써 교육의 전 과정에 관여하여 이를 개선하는 기능을 한다. 고입 선발고사도 평가의 하나로서 고교 신입생을 선발하는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중학교 교육의 목표달성 정도를 평가하여 피드백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중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들의 학력 신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재 고입 선발고사는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한 전국 단위 고사 문항을 활용하고 있어 중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 대한 학업성취도 평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고입 선발고사 성적은 고교 재학 중 학생 진로지도에서 내신 성적보다 더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내신 성적이 상대적인 능력을 나타내는데 비해 고입고사 성적은 교과별로 그 학생의 절대적 학력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진단의 기능과 아울러 진로지도의 자료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한 고입 선발고사는 중학교 학생들에게 적절한 긴장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해 학력 신장과 학습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간, 학교간 학력 격차를 감소시키는 이점도 간과할 수 없다. 중학교 수준의 국가간 학력 비교에서 우리나라가 상위에 드는 데에도 선발고사는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선발고사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 부담, 미달된 지역에서의 선발기능 상실, 선발고사를 관리하는 국가 입장에서 갖는 행·재정적 부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더 큰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한 투자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이 고입 선발고사는 단점이나 역기능보다는 장점이나 순기능이 더 많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선발고사를 보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고입 선발고사가 단점을 최소화시켜 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와 학력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