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기업내 기간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여성인력을 얼마나 잘 개발 활용하느냐에 따라 회사 경쟁력이 좌우되는 국면으로 전환됐다. 앞으로는 기업 시스템과 경영전략이 여성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즉, 이제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아닌 기업 내부의 자발성이 여성인력활용 과제를 풀어나갈 이니셔티브를 쥐게 된 것이다.
미국 뉴욕주에 본사를 둔 150년 전통의 코닝(Corning Incorporated)은 여성인력 활용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광섬유와 첨단 소재, 그리고 통신용 디스플레이 등이 주력제품이 되면서 우수인력의 확보가 선결문제로 등장한 코닝은 20년 전부터 여성인력 활용을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실행하였다. 코닝의 여성인력 드라이브의 특징은 여성이 기피하는 제조부문에서 공장장 등 리더에 여성을 배치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여성들이 생산부문 관리직을 싫어하는 이유를 찾아내고, 여성이 책임자로 승진하는 것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해결했다. 그 결과,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많은 여성 대졸자와 MBA출신 여성이 생산부문 관리자로 투입되었으며 생산부문의 여성 이직률도 1992년 8%에서 1999년에 3.5%로 크게 감소했다.
선진기업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여성인력 활용의 과정은 기업의 질(質) 제고의 과정이다. 이는 '인력 활용의 노력이 기업의 질을 높인다', 또는 '경영의 질이 높은 기업이 인력 활용도 잘한다'와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키워드로 감성(feel), 상상(fantasy), 여성(female)을 열거하고 있다. 미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임원직도 여성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이는 산업의 무게 중심이 제조업에서 정보기술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며 경영인의 덕목이 남성에게 유리한 조직 장악력과 대외 교섭력에서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컨설팅회사 매킨지가 2001년에 발표한 '우먼 코리아'보고서는 '한국의 2010년 강대국 진입 비전은 여성 인력활용에 달려 있다'고 결론 내렸다. 매킨지보고서는 2010년까지 전문직 120만명을 포함한 300만명의 여성인력이 필요한데 고학력 여성인력의 활용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톱 10국가'진입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남성인력의 활용은 OECD 평균을 넘어섰지만 고학력 여성의 활용은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고학력 서비스업 전문직 중심으로 신규인력을 충당하려면 잠자고 있는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서구사회는 이미 여성인력을 총동원해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20세기 서구사회의 성장도 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 진출과 비례해 이루어진 만큼 우리도 여성인력을 남녀평등이라는 상징적 차원이 아닌 방치돼 있던 인적 자원의 활용이라는 경제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출산 및 육아가 직장여성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관련된 사회적 기반시설 확충도 시급하지만 여성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이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천임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확신을 갖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