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프리트호(Hebei Spirit)의 원유유출 사고로 서해안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검은 기름띠는 파도와 해류를 따라 아직도 해안 오염지역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졸지에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어민들의 상심이 크다.

허베이스프리트호는 단일선체 유조선이다. 국제 해사기구에선 단일선체 유조선의 위험성을 여러차례 경고한 바 있다. 운항금지와 강제퇴출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사고 유조선은 1992년 건조된 것으로, 2010년 퇴출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고 선박의 파손된 부위에서 나온 가스가 유증기라서 폭발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유증기의 정체는 불활성가스이며, 사실은 폭발을 막는 안전가스다.

유조선은 일반 선박보다 기름오염, 화재방지 등 각종 안전시설을 더 많이 갖추고 있으며, 오염사고를 대비해 3개월 마다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선장과 선원들도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을 한다. 유조선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흡착포, 톱밥, 유처리제 등 방재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름이 갑판 위에 유출되면, 갑판 모든 개구를 막은 뒤 휴대용 펌프를 가동해 유출된 기름을 다시 탱크로 돌려 보내야 한다. 부두 하역 중 해상에 기름이 유출되면, 화물 이송작업을 중단하고 방제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연안국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선장과 선원 모두는 이 모든 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선장과 선원은 배가 강제 견인돼 안전한 장소로 옮겨질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처럼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에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인천해양수산청 환경안전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