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밤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3차 TV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최대 화두로 꼽히는 경제 문제를 포함, 복지와 노동, 과학 분야를 주제로 마지막 TV 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6일 저녁 열린 대선후보 초청 마지막 TV 토론회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자신이 'BBK 투자 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광운대 강연 동영상 CD가 공개되면서 이 후보와 '반이(반 이명박)' 후보들간의 진실 공방전이 펼쳐졌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반이' 후보들은 지금까지 BBK와 무관함을 주장한 이 후보의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똑부러진' 증거가 나옴으로써 막판 대역전극의 계기를 잡았다며 사기가 한껏 충전된 분위기속에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실체적 진실과 다른 마지막 폭로'로 대통령까지 나서 새로운 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반격하는 등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제 노동 과학 분야에 대해 각 후보들이 경제 활성화 방안을 놓고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며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먼저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예견됐던 광운대 강연 동영상 문제와 관련, "저는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온갖 음해와 공작에 시달려 왔다"고 운을 뗀 뒤 "오늘 동영상 CD와 관련, 30억원을 내라는 공갈범의 공갈을 받고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며 "오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BBK 재조사를 지시했는데 드디어 선거 3일전에 새로운 공작이 나온 것 같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엄정 중립을 요구하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미국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을 해 대통령을 사임한 사실을 이 후보도 잘 알 것"이라면서 "거짓이 드러났다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국민들이 진정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또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도 "지난 5년간은 국민의 꿈과 희망을 앗아간 고통스런 세월이었다. 노무현 추종세력에 대해 응징과 심판이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거침 없는 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 후보가 BBK와 아무 상관없다고 했지만 동영상을 보면 지난 2000년 광운대 강연에서 BBK는 자신이 설립했고, 이익도 올렸다고 했다"면서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온갖 편법과 탈법을 일삼는 후보가 어떻게 국가 지도자가 되겠느냐"며 이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거듭 역설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끝내 실체적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한나라당은 10년전 국가 신용 파탄 내서 나라 경제 부도냈고, 오늘은 그당의 후보가 거짓말쟁이임이 국민앞에 드러났다"면서 "광운대에서 BBK 설립했다고 했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러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서민경제를 파탄낸 5년의 참상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남 탓 하기에 앞서 석고대죄부터 하고 후보를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이 후보도 거짓이 탄로 났으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이 후보를 그나마 믿었던 사람에게 심심한 위로 말씀 드린다. 어떻게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겠느냐"면서 이 후보를 제외한 5명의 후보 모임을 제안한 뒤 "KBS 추적 60분에서 나의 공약에 대해 가장 실현 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이라고 입증했듯이 일자리 중심의 정부를 만들어 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