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 왼손 엄지 내측 인대 재건 수술을 하고 재활에 몰두해 온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이르면 성탄절 직후부터 본격적인 동계 훈련을 시작한다.

   겨울마다 이승엽의 체력훈련을 도맡아 온 오창훈 대구 세진 헬스 관장은 16일 "이승엽의 엄지 상태를 확인한 뒤 25일 직후부터 근육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4년간 겨우내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기에 보름 정도만 훈련량을 늘리면 금세 근육이 회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환부 치료에 전념해 온 이승엽은 통증은 많이 줄었으나 재발에 대한 염려 탓에 러닝으로 체중을 관리할 뿐 무거운 기구를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삼갔다.

   오 관장은 "이따금 승엽이가 헬스장을 찾는데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무거운 것을 들 수 없기에 현재 근육 운동은 무리다. 성탄절 직후 또는 연초부터 훈련을 시작하면 1월 중순께 예년 페이스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역시 방망이를 언제 쥘 수 있느냐는 것. 오 관장은 "근육 운동으로 몸을 천천히 만든 뒤 내년 1월 중순 늦어도 스프링캠프 참가 전에는 타격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귀국하자마자 체력 및 근육 훈련을 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두 달을 푹 쉬고 바벨을 드는 것이기에 도리어 피로 회복차원에서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했던 이승엽은 올해 1월 갑작스럽게 맞은 모친상 탓에 1월15일에서야 처음으로 경산 볼파크에서 러닝 훈련을 치렀다.

   착실한 근육 강화 훈련으로 정규 시즌 중 우려했던 무릎 통증 재발은 없었으나 난데없는 엄지와 어깨 통증 탓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올해를 마무리했다.

   요미우리가 우타 거포 알렉스 라미레스와 계약을 서두르는 등 중심 타선의 변화가 예상돼 이승엽의 마음도 바빠지고 있으나 섣부른 훈련으로 수술 부위를 악화시키는 것보다 충분한 휴식으로 집중도를 높이는 게 더 낫다는 게 이승엽의 판단이다.

   "올해는 부상으로 괴로워했고 이승엽의 본래 모습이 아니었다. 내년에는 꼭 해줄 것이다"고 전폭적인 신뢰를 아끼지 않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기대대로 이승엽이 부활에 성공할지 연말부터 시작될 동계훈련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