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림동 제1투표소에서 대선과 시장 투표를 마친 김모(59·주부)씨는 "시장 재선거가 열린다는 사실은 들었지만 투표가 오늘 실시되는 줄은 몰랐다"고 피력.
특히 도의원 재선거가 치러진 동안구 비산 1·2·3동과 부흥동 일부 유권자들은 도의원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등 자치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
종합운동장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는 박모(58·자영업)씨는 "시장 선거는 알고 있었으나 도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투표소에 도착한 뒤 알았다"며 "지지하는 당 후보를 찍었지만 선거권을 올바로 행사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출. <안양>
이인제 vs 허경영에 관심집중
○…"대통령 당선자보다도 오히려 4번이냐, 8번이냐에 더 관심이 쏠리던데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찌감치 김이 빠지자 유권자들의 관심은 의외의 박빙 승부를 펼친 민주당 이인제(기호 4번) 후보와 허경영(기호 8번) 후보에게 집중.
19일 오후 6시에 발표된 MBC·KBS의 출구조사에서 이인제 후보는 0.50%, 허경영 후보는 0.30%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고, SBS 출구조사에서는 각각 0.60%, 0.40%로 모두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
허 후보는 '8번을 찍으면 팔자가 핀다'는 다소 코믹한 캐치 프레이즈와 함께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던 후보.
특히 ▲결혼시 1억원 지급 ▲국회의원 수 100명 이하로 감축 ▲UN 판문점 이전 ▲36가지 세금 완전 폐지 ▲정당정치 폐지 등 다른 후보들의 공약과는 차별화되는 '눈에 띄는 공약'들을 발표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허 본좌(경쟁자가 없는, 최고를 의미하는 인터넷 은어)'라는 닉네임을 얻는 등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기도.
거동불편 유권자 경찰 도움받아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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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부인 민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명지전문대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
노인요양시설인 '소자의 집'(이동면 묵리)에 거주하는 정 할머니와 김씨는 각각 노인성 질환과 중풍으로 거동이 어려워 경찰에 교통편의를 요청했고 파출소측이 곧바로 순찰차와 3명의 직원을 보내 투표장 이송과 투표후 보호시설 귀가까지 안전하게 지원.
정 할머니는 "차도 없고 몸도 불편해 투표를 못할 줄 알았는데 경찰차로 편하게 가서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아 무척 기쁘다"고 감사를 표시.
귀회 외국인들 설레는 첫 주권행사
○…"이제는 한국인이니까 한국을 잘 이끌어갈 후보에게 투표했어요."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19일 안양시와 부천시에 사는 귀화 외국인들도 첫 주권을 행사했다.
부천시에 사는 에스더 후벤투드(33·여·한국명 조미진)씨는 아침 일찍 남편과 집 근처 투표소를 찾아 점찍어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
지난 2001년 한국인 남편을 따라 모국 필리핀을 떠나온 그녀는 2004년 4월 한국국적을 취득, 한국에서의 대통령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는 "본명 대신 조미진이라는 이름이 적힌 선거인명부를 받고 기분이 이상했다"며 "3살 된 아들을 생각해 가장 마음에 드는 교육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안양 평촌신도시 삼성아파트에 사는 일본인 아사야마 미카(47·여)씨도 평촌동 제2투표소에서 안양시장 선출을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학원 강사로 5년여 전부터 안양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사야마 미카씨는 "출입국관리법상 3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영주권자로 당당하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 한국 국적을 갖게 된 네팔 대사관 직원 수레스 림부(37·한국명 박성규)씨도 대통령 선거는 처음. 그는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니 투표 결과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아내한테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설득하다 보니 이제 한국인 다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엉터리 투표소 약도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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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부인 한인옥씨와 제17대 대통령선거일인 19일 오전 서빙고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
계양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유권자의 투표 편의를 위해 해당 투표소의 위치가 표시된 약도를 선거안내문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발송.
제4투표소(작전·서운동)인 서운 작은 도서관의 위치가 잘못 표기된 것을 뒤늦게 확인한 계양구 선관위는 지난 16일 수정된 약도를 주민센터 직원, 통·반장 등을 통해 해당지역 1천100여 가구에 재배포.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이날 수정 전의 약도를 참고해 투표소를 찾았다가 투표소가 서운 작은 도서관이 아니라 제2투표소인 작전초등학교임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
선관위 관계자는 "오류를 미리 확인한 뒤 집집마다 수정된 약도를 재배부했으며 선거일인 오늘 안내방송도 했다"며 "일부 주민이 미처 확인을 하지 못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언급.
투표용지 길어 분류기 오작동
○…첨단 투표용지 분류기가 개표시간을 단축시킬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대통령 후보자 이름이 12명이나 되는 긴 투표용지 때문에 분류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인천의 한 개표소에선 부랴부랴 기계의 처리 속도를 늦춰 개표하는 소동을 연출.
인천시 남동구 개표소인 문일여고에선 투표용지 분류기 8대를 설치하고 개표에 돌입했으나, 개표 시작과 동시에 분류기를 지나는 투표용지가 자꾸 밖으로 튀어나와 개표를 잠시 중단.
이는 1분당 용지 360매를 인식하도록 된 처리속도를 정한 기계가 투표용지의 긴 길이로 인해 정상처리를 하지 못한 때문.
선관위는 이 속도를 1분당 240매를 인식하도록 늦춰 수정한 뒤 개표를 재개.
지병환자 투표소에서 쓰려져 숨져
○…경기·인천 지역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갑자기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
19일 오전 6시40분께 포천시 소흘읍 제7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던 이모(65)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고.
목격자들은 "가족과 함께 투표하러 왔던 이씨가 기표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고 설명.
숨진 이씨는 평소 심장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
이어 오전 8시10분께 인천시 서구 검단2동 제3투표소 M초교에서 최모(72)씨가 투표를 마친 뒤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
최씨의 딸(39·여)은 "아버지께서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은 뒤 투표소를 나오시던 중 갑자기 쓰러져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
경찰은 최씨가 2005년 4월 뇌경색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는 주변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
배타고 바다 건너 버스타고 투표소로
○…'배타고 바다 건너 버스 타고 투표소까지 머나먼 길, 그래도 한 표 행사한다'.
경기 인천지역 섬 주민들도 바다를 건너 수십분씩 버스를 타고 투표소까지 가는 고생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눈길.
화성시 우정면 국화도 유권자 64명 중 34명은 19일 오전 9시쯤 배를 타고 국화도를 출발, 충남 당진 장구항으로 나온 뒤 다시 화성시가 준비한 버스를 40분가량 타고 10시30분께 매향3리 마을회관에 마련된 제6투표소에서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고.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주민들 역시 군(郡) 행정선을 타고 30여분이 걸리는 덕적도까지 가서 투표를 했고, 지도 주민들은 10분 거리인 백아도에서 투표권을 행사.
섬지역 투표함 개표소 '운송작전'
○…섬으로만 이뤄진 인천 옹진군의 투표함이 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 종료 후 다양한 운송수단을 통해 속속 개표소에 도착하는 진풍경.
옹진군 선관위에 따르면 우선 대청도 2개 투표함, 소청도 1개 투표함은 옹진군 어업지도선을 통해 백령도로 이송돼 백령도 4개 투표함과 함께 옹진군 제2개표소인 백령도 백령농협 회의실로 옮겨져 개봉.
장봉도, 신도, 시도 등 북도면 3개 투표함과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 등 자월면 4개 투표함은 인천해양경찰서 경비함정 2척이 각각 영종도 삼목선착장과 인천해경부두로 수송, 인천시 남구 용현동 옹진군청 지하 1층에 마련된 옹진군 제1개표소로 이송.
이밖에 연평도 2개 투표함은 해군 고속정이, 덕적도 6개 투표함은 옹진군 행정선이 수송 임무를 맡아 인천으로 급히 실어나른 데 이어 영흥대교로 육지와 연결된 영흥도의 경우 3개 투표함이 육로를 통해 선관위 차량을 이용, 개표소로 옮겨지기도.안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