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운 국가대표 수영 선수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2년간 뛰지 못하게 됐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지난 10월 광주에서 제88회 전국체전 수영 여고부 금메달리스트 A양이 금지약물인 남성호르몬 스테로이드계(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20일 대한수영연맹에 통보했다.

   수영연맹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KADA 권고에 따라 선수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리고 한국기록도 취소할 예정이다.

   KADA는 A양 외에도 역도 남녀 고등부 선수 2명이 경기기간 중 금지된 특정 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실을 확인하고 경고 조치했다. 징계 수위는 약물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KADA 관계자는 "육상, 수영, 역도 등 기초 종목을 중심으로 광주체전 참가 선수 328명에 대해 도핑검사를 한 결과 A양 등 3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A양에 대해서는 수영연맹이 한국기록을 취소하고 대한체육회는 금메달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은 프로복서 셰인 모슬리 등 미국 스포츠 스타에게서 자주 검출되는 약물로 따로 복용하지 않아도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토스테론의 비율(T/E 비율)을 따져 이 비율이 4대 1을 넘어서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체전 당시 채취해 둔 A양의 검사 시료를 분석한 결과 이 비율이 각각 6.5대1과 5.6대 1로 나왔다. 하지만 체전 한 달 후에 시행된 검사에선 정상인들처럼 0.18대 1로 떨어졌다.

   KADA 관계자는 "A양의 요구에 따라 3차례 청문회를 거치는 등 가능한 검사를 한 결과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A양은 전국체전 직후 실시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자 국가대표 자퇴서를 내고 대표팀에서 빠져나왔다.

   A양 본인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A양 코치는 "어깨 부상으로 고생하다 집에서 지어준 한약을 실수로 먹었다가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지도자들이 금지약물에 대해 엄하게 교육을 하는 만큼 국가대표 선수가 고의로 약물을 복용했을 리는 없다. 한 번의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