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 출신으로 우리식 점자인 '훈맹정음'을 만든 송암 박두성 선생에 대한 추모·기념 사업을 고향에서 본격화하고 나섰다.

특히 이 사업은 고향 강화에서 발벗고 나서기로 해 그동안 송암기념사업을 외면하다시피한 인천시 등 당국에 자극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강화문화원(원장·남궁신)은 송암 선생 탄생 120년이 되는 내년부터 강화 교동면 상룡리 달우물 마을에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강화문화원은 21일 오전 11시부터 강화읍내에서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애와 추모사업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각종 사업의 필요성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서다. 또 송암 선생의 업적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최근엔 문화관광부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암 선생은 인천의 대표 인물을 넘어 국가적 '위인'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인천시의 그동안 대응은 이렇다할만한 게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남동구에 송암 선생의 묘소가 있지만 초라하기 그지없게 방치돼 있다시피하다. 철책에 가로막혀 있고, 주변엔 번듯한 안내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다.

남구에 작은 기념관이 있긴 하지만 예산 지원이 제대로 안돼 역시 국내 유일의 위대한 '발명품'을 기념한다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맹인사회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에 강화에서 일기 시작한 송암 기념사업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인천시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1926년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을 발표함으로써 우리 맹인사회에선 '글 눈'을 뜨게 한 '시각장애인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이런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았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추서받기도 했다. 문화관광부는 선생을 2002년 4월 이달의 문화인물로 지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