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대 세계 일류라 일컬어지는 삼성을 그만뒀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열에 아홉은 아마 미친 짓이라고 혹은 배가 불렀다고 색안경부터 끼고 볼 것이다. 서른한살 젊은 청년 우재오의 좌충우돌 인생도전기라는 부제를 단 책 '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다산북스 刊)가 바로 그렇다.
얼핏 제목만 보면 살만하니까, 그래도 성공했으니까 이런 책도 냈겠지하는 선입견이 먼저 든다. 하지만 책을 따라가면 단순한 청년의 성공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저자는 직장생활 동안 모은 돈을 가지고 캐나다까지 날아가 사업한답시고 어학원을 차렸다 전부 날리고 결국 빈몸으로 귀국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별 볼일 없는 실패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과정이다. 저자는 자기가 가진 꿈을 위해 투자했다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돈이 목적이었고 그게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한다. 즉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보니 진심이 부족했다는 것. 하지만 저자는 '한번 실패를 통해 얻은 100가지 깨달음'이 소중하다고 강변한다.
현재 저자는 책을 낸 출판사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일하며 행복하다고 한다.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무척이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단다. 하지만 그는 또 몇년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인생은 바로 그런 도전이 아니겠느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