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대한민국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 1인당 국민 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성장의 뒤에는 청년실업 100만시대, 비정규직 '88만원 세대'의 그늘이 너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이런 시대 세계 일류라 일컬어지는 삼성을 그만뒀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열에 아홉은 아마 미친 짓이라고 혹은 배가 불렀다고 색안경부터 끼고 볼 것이다. 서른한살 젊은 청년 우재오의 좌충우돌 인생도전기라는 부제를 단 책 '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다산북스 刊)가 바로 그렇다.

얼핏 제목만 보면 살만하니까, 그래도 성공했으니까 이런 책도 냈겠지하는 선입견이 먼저 든다. 하지만 책을 따라가면 단순한 청년의 성공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저자는 직장생활 동안 모은 돈을 가지고 캐나다까지 날아가 사업한답시고 어학원을 차렸다 전부 날리고 결국 빈몸으로 귀국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별 볼일 없는 실패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과정이다. 저자는 자기가 가진 꿈을 위해 투자했다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돈이 목적이었고 그게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한다. 즉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보니 진심이 부족했다는 것. 하지만 저자는 '한번 실패를 통해 얻은 100가지 깨달음'이 소중하다고 강변한다.

현재 저자는 책을 낸 출판사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일하며 행복하다고 한다.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무척이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단다. 하지만 그는 또 몇년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인생은 바로 그런 도전이 아니겠느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