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탄신도시내 충격 흡수 볼라드가 약한 차량 충돌에도 쉽게 꺾이는 것은 물론 검정색으로 돼 있어 야간에 식별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밤에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김모(46)씨는 한 인도와 차도 경계선에서 차량 충돌 사고를 당할 뻔했다. 이유는 경계선 지점에 보행자 등의 사고 방지를 위한 충격 흡수 볼라드가 온통 검정색이었기 때문. 김씨는 "다른 도시에 가면 형광색 볼라드가 설치돼 있어 야간에도 쉽게 구별할 수 있고, 우레탄 등 충격 흡수가 되는 재질이어서 사고 위험도 적은데 동탄신도시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화성 동탄신도시 내 충격 흡수 볼라드가 교통약자 보호 및 편의를 위한 법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설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볼라드(bollard)란 차량이 보도로 진입하는 것을 방지해 보행자 안전과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차량이 보도에 주·정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및 보도 파손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원기둥 형태의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을 말한다. 주로 자전거 전용도로, 인도와 차도구분, 차량 진입금지, 상가 앞 주차금지 등에 활용된다.

8일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건교부는 지난 2006년 1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말뚝에 식별이 가능한 밝은 색의 반사도료 및 보행자 등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종로구 등은 기존 화강암 등으로 돼 있었던 볼라드 재질을 탄성우레탄 등으로 바꾸는 한편 시흥과 안산, 하남 등은 이미 형광재질로 교체를 마치기도 하는 등 대다수 지자체가 대대적인 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이용섭 건교부장관 역시 최근 국회에서 전국 볼라드의 단계적 정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동탄신도시 내 볼라드의 경우 검정색 쇠파이프 및 스프링 재질로 돼 있어 이 같은 시행규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차량과 충돌할 경우 충격흡수는 커녕 스프링 때문에 볼라드 전체가 곧바로 넘어가 버리는데다 야간식별도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볼라드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 화성사업소는 "지난 2004년 건교부 개정 시행규칙 지침을 충실히 준용해 설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등 개정 규칙 현황까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김씨는 "2006년 건교부가 이 지침을 개정한 이유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나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위함이었는데, 동탄신도시는 공공기관 편의를 우선 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